미국 중앙정보국(CIA) 윌리엄 번스 국장이 13일(현지시간) 쿠바를 방문해 쿠바 정보당국자와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대통령의 손자인 라울리토 로드리게스 카스트로를 만났습니다. 이번 방문은 쿠바의 심각한 연료 부족과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번스 국장은 쿠바 측에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며, 미국은 쿠바가 변화한다면 경제·안보 분야에서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달했습니다. 특히 지난 1월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붕괴 작전을 언급하며, 쿠바가 이를 교훈 삼아 체제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쿠바의 절박한 상황

쿠바는 지난해 말부터 연료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지난주에는 연료유와 디젤이 모두 고갈되었다고 에너지 장관이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하루 20~22시간에 달하는 정전이 발생하고 있으며, 병원에서는 필수 의료 서비스가 중단되고, 주민들은 조리용 가스 없이 식사를 준비하는 등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베네수엘라로부터의 원유 수입이 차단되면서 발생한 위기입니다.

미국의 압박과 협력의 조건

미국은 쿠바에 대해 ‘체제 변화’를 요구하며, 이를 위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쿠바에 대한 제재를 지속해 왔으며,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해 비밀리에 쿠바 고위 인사와 접촉해 왔습니다. 이번 번스 국장의 방문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졌습니다.

번스 국장은 쿠바 내정부 장관 라사로 알바레스 카사스와 쿠바 정보국장 등도 만났으며, 미국은 쿠바가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 해제된 조건으로 경제·안보 협력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쿠바는 이를 ‘내정 간섭’으로 받아들이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쿠바의 대응과 변화의 조짐

쿠바 정부는 번스 국장의 방문을 ‘현재 상황 해결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쿠바는 미국에対し 자국이 테러 지원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쿠바는 정치범 시시 아바스칼 자모라를 석방하는 등 체제 유지를 위한 유화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쿠바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쿠바 내 경제 활동에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쿠바의 연료난이 장기화될 경우 정권 교체가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출처: Axi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