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 사용자 동의 없이 AI 모델 설치…'강제 설치' 논란

2026년 현재 전 세계 브라우저 시장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한 구글 크롬(Chrome)은 사용자 수가 30억 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규모의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변화조차도 사용자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안 연구가 알렉산더 '프라이버시 가이(The Privacy Guy)' 한프(Alexander Hanff)는 최근 블로그를 통해 크롬이 사용자 동의 없이 PC에 AI 모델을 '은밀히' 설치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공개했다.

4GB AI 모델 'weights.bin' 강제 다운로드

한프는 크롬의 'OptGuideOnDeviceModel' 폴더에 있는 4GB 규모의 파일 'weights.bin'을 발견했다. 이 파일은 구글의Gemini Nano AI 모델의 가중치(weight)로, 클라우드가 아닌 사용자 기기에서 동작하도록 설계된 모델이다. 한프는 "크롬이 사용자에게 묻지도 않았고, 표시하지도 않았다"며 "사용자가 파일을 삭제하면 크롬이 자동으로 재다운로드한다"고 밝혔다.

AI 강제 설치의 문제점

이 같은 강제 설치가 사용자 기기의 성능 저하와 저장 공간 점유 외에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구글의 투명성 부족과 AI 반발 여론이 커지는 시점에서 이는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니다. 특히 구글은 이 문제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퓨처리즘(Futurism)의 요청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한프는 크롬의 AI 모델 배포로 인해 "6천~6만 톤의 이산화탄소 등가 배출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AI 모델의 훈련과 실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고려한 수치다. 사용자들은 AI 모델의 강제 설치와 환경 문제를 떠나, 기본적인 동의 절차조차 무시당한 점에 분노를 표했다.

사용자들의 분노와 우려

레딧과 X(구 트위터) 등에서는 사용자들이 크롬의 강제 설치를 비난했다. 한 레딧 사용자는 "AI와 기후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구글이 내 동의 없이 어떤 것이든 설치하는 행위가 가장 큰 문제다. 다행히 나는 크롬을 사용하지 않고 파이어폭스를 쓴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사용자는 "이 모든 것이 구글이 AI 사용 통계를 부풀리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X 사용자는 "이보다 더 빠르게 사용자들이 크롬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노를 표했다.

EU 규제 위반 가능성도

한프는 블로그에서 AI 모델 다운로드가 브라우저의 기본 AI 기능이 활성화된 경우에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하드웨어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모든 기기에서 크롬은 사용자 하드웨어를 타겟으로 삼아 모델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브라우저 설정에서 AI 기능을 수동으로 비활성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 X 사용자는 이를 두고 "이것こそ 진정한 악성 코드의 정의"라고 비판했다.

또한 한프는 구글의 이러한 행위가 EU의 GDPR(일반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비롯한 데이터 프라이버시 규정을 직접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AI 모델의 강제 설치가 개인정보 수집과 연관될 경우,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

다른 브라우저도 AI 기능으로 인한 논란

크롬뿐만 아니라 AI 기능을 탑재한 다른 브라우저들도 비슷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용자들의 프라이버시 보호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기업들은 이를 무시한 채 AI 기능을 강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사용자들은 이제 선택의 여지 없이 AI 기술의 수혜를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다.

출처: Futur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