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독립생활의 버팀목, IHSS 프로그램
휠체어 사용자 줄리아 파인버그는 척수성 근위축증으로 인해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오클랜드에서 혼자 생활하는 그는 매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부터 장보기, 식사 준비까지 600시간에 달하는 도우미 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 서비스는 캘리포니아의 ‘In-Home Supportive Services (IHSS)’라는 프로그램으로, 장애인이나 고령자가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정부 지원 사업이다.
IHSS는 1983년부터 운영된 이 프로그램은 연방 메디케이드와 주 메디케이드 자금을 기반으로 한다. 장애인들이 요양원이나 병원에 수용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해주는 ‘윈-윈’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2026년 3월 기준, 캘리포니아에서는 90만 명이 넘는 장애인과 고령자가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고 있다.
뉴섬 주지사의 예산안, ‘독립생활’ 위기 초래
그러나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이 추진 중인 2025년 예산안은 이 프로그램을县(카운티) 재정으로 이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장애인들이 더 많은 도우미 시간을 필요로 할 경우,县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县가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실질적인 서비스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뉴섬은 또한 ‘백업 제공자 프로그램’을 폐지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은 도우미가 질병 등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을 때 대체 인력을 연결해 주는 안전망 역할을 했다. 이 또한 장애인들의 생계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조치다.
장애인 커뮤니티의 절박한 상황
뉴섬은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에서 “세계 지도자들이 트럼프에게 굴복하고 있다”며 자신을 트럼프의 ‘저항자’로 내세웠다. 그러나 장애인 권리 단체들은 뉴섬의 정책이 트럼프의 메디케이드 환수 위협과 맞물려 오히려 장애인들을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한다.
미국 전역에서 메디케이드 삭감에 대응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지만, ‘Home and Community-Based Services (HCBS)’는 메디케이드에서 선택 사항으로 분류되어 있어 800만 명이 넘는 장애인과 고령자가 위험에 노출된 상태다. 캘리포니아를 포함해 모든 주는 메디케이드 홈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 범위는 주마다 천차만별이다.
“이 프로그램은 장애인들이 요양원에 수용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县 재정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뉴섬의 예산안은 이 시스템을 무너뜨릴 위험이 있습니다.”
– 장애인 권리 운동가
연방정부의 메디케이드 환수 위협, 상황 악화
더 큰 문제는 연방정부가 메디케이드 환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캘리포니아가 메디케이드 사기 혐의로 10억 달러 이상의 환수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빌미로 지원금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는 IHSS 프로그램의 재정 기반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뉴섬은 트럼프에 맞서는 ‘저항자’ 이미지를 강조했지만, 실제 정책은 장애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장애인 단체들은 “뉴섬이 트럼프의 반대자라는 이미지와 실제 정책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그의 입장을 재고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