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각지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하면서 지역사회는 소음 공방에 휘말리고 있다. 그런데 이젠 들리지 않는 소음인 저주파 진동(인프라사운드, infrasound)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프라사운드는 지진이나 화산 활동에서 느껴지는 저주파 진동과 유사하며, 인간의 가청 범위(20Hz 이하)를 넘어선다.
데이터센터는 수천 대의 서버와 냉각팬, 대형 냉방 장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장비들이 동시에 가동되면서 공기 흐름과 진동이 발생하는데, 여기에 발전용 가스터빈까지 추가되면 인프라사운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특히 기술에 대한 불신이 있는 층과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음향 무기'처럼 작동해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오디오 엔지니어 겸 연구자인 벤 조던(Benn Jordan)이 제작한 유튜브 영상이 100만 뷰를 돌파하며 이 문제를 주목받게 했다.
한편, 조던의 영상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는 앤디 매슬리(Andy Masley) 같은 활동가들은 이 문제를 둘러싼 논쟁을 인터넷상에서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논쟁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감정적 대립으로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
과학계는 인프라사운드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일부 연구에서는 인프라사운드가 불안감이나 신체적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다. 심지어 인프라사운드가 유령을 보게 만든다는 연구도 있어, 이 주제는 종종 비과학적Association for Psychological Science, 2003)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과거의 유사한 사례: 전자파 공포증(EMF)
인프라사운드에 대한 우려는 과거 전자파 공포증(EMF, Electromagnetic Fields)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19세기 후반부터 전력선이나 대형 전기 장비가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확산됐고, 이는时至今日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예를 들어, 뉴저지주에서 offshore 풍력 발전용 송전선 건설을 반대하는 운동가들은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주장을 펼치며 반대를 주도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데이터센터의 소음과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보건국장에게 메타 분석 또는 기초 연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새로운 유형의 건강 우려가 공식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공포는 종종 과장된 주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프라사운드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다 엄격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