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부동산을 현금으로 구매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특히 투자용 부동산을 현금으로 구매하면 금융 비용 절감과 개인 책임 한도 축소라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2024년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는 이러한 거래를 자동으로 ‘의심스러운 거래’로 간주하고 연방정부에 보고하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이 규정은 매년 80만~85만 건의 거래에 적용되며, 준수 비용만 5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텍사스 동부 지구 연방법원 판사 제레미 커논들은 지난 3월 ‘Flowers Title Companies v. Bessent’ 사건에서 FinCEN가 권한을 남용했다고 판결했다. 커논들은 규정을 완전히 무효화했으며, 이제 이 규정은 법적 효력을 잃었다.

FinCEN의 주장과 법원의 판단

FinCEN는 비금융 부동산 거래가 자금세탁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심스러운 거래’로 분류된 당사자가 포함된 거래가 42%에 달한다는 통계를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커논들은 이 통계가 제한된 샘플에 기반한 것이며, 모든 비금융 부동산 거래를 자동으로 의심스러운 거래로 간주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FinCEN는 은행이 과도하게 의심스러운 거래를 보고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법원은 이 같은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커논들은 FinCEN가 ‘의심스러운 거래’ 보고 의무를 은행에 전가하는 방식으로 의회가 정한 한계를 우회하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소규모 기업의 부담과 법적 승리

이번 판결의 원고인 셀리아 플라워스는 1993년 첫 번째 에이전시를 인수한 후 30년 넘게 부동산 등기업체를 운영해왔다. 그의 딸 에리카 홀마크와 함께 텍사스 80개 이상의 카운티에서 1만 명 이상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양당 정치인들이 지지하는 소규모 가족기업의 전형이었다.

FinCEN의 규정이 유지됐다면, 이들은 모든 현금 구매 고객의 개인정보를 수집·보고해야 했을 것이다. 새로운 절차, 인력, 법적 비용 증가뿐만 아니라 실수로 인한 엄중한 처벌 위험까지 감수해야 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연방정부가 고객 감시 업무를 강제로 떠맡기는 상황이 될 뻔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플라워스 모녀는 이러한 부담을 면하게 됐다.

“정부가 우리를 고객 감시자로 내몬다면, 이는 평생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
— 셀리아 플라워스, Flowers Title Companies 대표

이번 판결은 연방정부의 과도한 규제 시도에 제동을 건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재량권 남용에 대한 법원의 엄격한 견제가 돋보인다. 앞으로 FinCEN는 이 규정을 재검토하거나 새로운 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Rea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