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클라우드 — 코리 로버츠는 4년 전 임대 basement에서 생활하던 중 자궁경부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 최근 이혼한 전 주부였던 그녀는 40대 중반에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해 연봉 4만1천 달러의 인사직에 취업했다. 이후 보험은 있었지만 8천 달러가 넘는 의료비 고지서를 받았다. “차와 옷 몇 벌이 전부였어요. 의료비는 감당할 수 없었죠.” 로버츠는 자신이 치료받은 센트라케어(St. Cloud-based health system)의 비영리 자선 진료 지원금을 신청했지만, 소득이 너무 많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했다. 결국 그녀는 식비와 자녀 선물비를 줄이며 2년간 6천 달러를 갚았고, 남은 채무에 대해 센트라케어가 지난해 소송을 제기했다.

“비영리 병원이 이런 일을 하다니요.” 로버츠는 분개했다.

미국 미네소타주립신문-케이에프에프 헬스뉴스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미네소타 주의 병원들은 환자의 의료비 지원금을 전국에서 가장 적게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운영 예산 대비 자선 진료비 비중이 평균 2.4%인 미국 평균보다 3분의 1 수준인 0.8%에 불과했다. 특히 123개 일반병원 중 62개는 2020~2024년 5년간 운영 예산의 0.5% 미만을 자선 진료에 사용했다. 센트라케어의 경우 0.25%에 그쳤으며, 이는 병원 운영비 1만 달러당 환자 지원금이 25달러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조사팀은 미네소타 주 내 모든 병원의 자선 진료 프로그램과 5년간 재정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환자·병원 관계자·정부 관계자 수십 명을 인터뷰했다. 그 결과, 의료보험 미가입자 증가와 고액 본인부담금·공제액으로 인해 환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산 삭감으로 메디케이드 등 안전망 프로그램 축소가 예상되면서 미네소타 주의 무보험자 비율은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스템이 제 기능을 못 한다’…환자 부담만 커져

미네소타 비영리 법인 캔서레갈케어의 에린 하퉁 법률서비스국장은 “이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가장 취약한 환자들에게 부담이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츠의 사례처럼 병원은 비영리임에도 환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고 채무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미국 병원들은 연방·주·지방 정부로부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세금 혜택을 받지만, 그 대가로 저소득 환자의 의료비 지원(자선 진료)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미네소타 주는 이 의무를 거의 이행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조사에 따르면, 일부 병원은 자선 진료 예산을 아예 운영비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미래는 더 암울한가

미네소타 주의 무보험자 수는 2023년 급증했으며, 2024년에도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메디케이드 축소 등 연방정부의 정책 변화로 저소득층의 의료 접근성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선 진료는 이러한 공백을 메워야 하지만, 미네소타 병원들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병원은 비영리지만, 환자는 ‘비영리’가 아닙니다. 이 시스템은 환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 코리 로버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