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Saab)의 마지막 흔적이자 유산이 드디어 공개된다. 스웨덴 트롤헤탄(Trollhättan) 공장에 남아 있던 마지막 차량 7대가 오는 5월 30일부터 3일간 일반에 공개된 후, 온라인 경매에 부쳐진다.
사브는 1937년 항공기 제조사로 출발했지만, 1947년 첫 자동차 92를 선보이며 자동차 산업에 발을 디뎠다. 특히 랠리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내구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에릭 칼손(Erik Carlsson)이 96 모델로 RAC 랠리와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연이어 우승하며 사브의 명성은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사브는 기술 혁신으로도 주목받았다. V4 엔진 채용, 900 시리즈를 통한 터보차저 대중화, ergonomic 디자인 등으로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1989년 자동차 사업부가 항공기 사업부와 분리되면서 GM이 50% 지분을 인수했고, 2000년에는 완전 인수했다. 그러나 10년 후 GM은 사브를 네덜란드 스파이커(Spyker Cars)에 매각했지만, 스파이커는 재정난으로 사업을 지속하지 못했다.
2012년 사브가 оконча적으로 문을 닫으면서,former 직원들과 중국 자본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NEVS(내셔널 일렉트릭 비히클 스웨덴)는 에버그란데 그룹의 지원을 받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발을 목표로 삼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에버그란데의 부도로 2021년 재정난이 악화되었고, 2023년에는 NEVS 직원 대부분이 해고됐다.
이후 NEVS는 2025년부터 공장 내 잔존 부품들을 경매에 내놓기 시작했고, 이번엔 사브의 마지막 유산인 9-3 모델 7대가 경매 대상으로 올랐다. 이 중 세 대는 2014년 생산된 가솔린 9-3로, 주행 거리가 18,000~58,000km에 달하며 ‘내부 이동용’으로만 사용됐다. 나머지 네 대는 NEVS가 개발한 전기차 프로토타입으로, 한 대는 38,000km를 주행한 전기차, 세 대는 각각 다른 기술 시연용 차량이다.
이들 중 한 대는 휠 인 모터(Wheel-in Motor)를 탑재해 독립 구동이 가능한 전기차이며, 또 다른 한 대는 GPS, 라이다, 카메라 등을 장착한 완전 자율주행 프로토타입이다. 마지막으로 남은 한 대는 레인지 익스텐더(Range Extender)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모델이다. 모든 차량은 미등록 상태다.
경매는 스웨덴 클라라빅(Klaravik)에서 진행되며,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트롤헤탄 공장 내에서 실물 확인 및 사전 입찰이 가능하다. 이 기간 동안 자동차 애호가들은 사브의 마지막 흔적을 직접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