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내부 구조의 변화로 아프리카 대륙 동부가 약 4500만 년 전부터 서서히 분리되고 있다. 적도에서 모잠비크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지퍼와 같은 이 분리기구는 동아프리카 열곡대(EARS)로 불린다. 이 열곡대는 앞으로 새로운 해양 지각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 열곡대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순차적으로 분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케냐 Turkana 호수 인근 지역이 예상치 못한 시점에 분리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해상도 지진 반사 데이터에 따르면 Turkana 지역 지각 두께가 평균 13km에 불과해, 지각이 얇아지는 '목형성 단계(necking)'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지구상에서 현재 이 단계를 겪고 있는 유일한 열곡대다.
Turkana 열곡대 내 Lothagam 지역에서는 약 700만 년 전 마이오세 후기 퇴적물이 발견됐다. 이 퇴적물은 열곡대가 목형성 단계에 접어들기 직전 형성된 것으로, 대륙 분리의 중요한 증거로 꼽힌다.
지각 분리 과정의 세 단계
대륙 지각이 분리되는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 1단계: 지각 신장 – 지각이 늘어나며 장력이 발생
- 2단계: 목형성 단계 – 지각이 팽팽히 당겨지며 두께가 급격히 얇아짐 (Turkana 지역 현재 단계)
- 3단계: 해양화 단계 – 맨틀에서 마그마가 분출하며 새로운 해양 지각 형성
이 중 Turkana 지역은 2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앞으로 3단계로 넘어가 새로운 바다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다른 지역은 아직 1단계에 머물러 지각 두께가 20km 이상인 경우도 있다.
과학계 주목하는 Turkana 지역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라몬트-도허티 지구관측소의 앤 베셀(Anne Bécel) 박사는 “이 지역은 대륙이 분리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지구상에서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아프리카 열곡대를 연구하면 해양 지각이 형성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이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Turkana 지역은 북부 케냐의 삼중 접합부에 위치해 있으며, 약 400만 년 전 인류 조상 화석이 풍부하게 발견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Turkana 분지 바닥의 모호면(Moho)이 평균 39km보다 훨씬 얕아 20km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지각이 급격히 얇아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또 다른 증거다.
“이 지역은 대륙이 분리되는 과정을 연구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자연 실험실과 같다.”
— 앤 베셀(Anne Bécel), 컬럼비아 대학교 라몬트-도허티 지구관측소
과학자들은 Turkana 지역의 변화가 앞으로 수십만 년에서 수천만 년 안에 새로운 바다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지구 내부 구조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대륙 분리와 해양 생성 과정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