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주가 연방 대법원의 결정으로 약화된 ‘투표권리법’을 악용해 인종 차별적 선거구 재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는 오는 16일부터 특별 입법회의를 소집해 새로운 연방 및 주 상원의원 선거구안을 통과시키고 조기 예비선거까지 준비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앨라배마 주 법무장관 스티브 마셜이 지난해 재조정한 연방 및 주 상원의원 선거구안을 연방 대법원에 승인해 달라는 요청을 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연방 대법원은 지난 11일 루이지애나 주와 관련된 판결에서 ‘투표권리법’ 제2조(인종 차별 금지 조항)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은 인종을 이유로 한 선거구 조작을 금지하는 규정이었지만, 연방 대법원의 보수 과반(6대3)의 결정으로 인종 차별 주장에 대한 입증 기준이 대폭 강화됐다. 또한 정당 간 선거구 조작(파벌주의적 선거구 획정)을 합법적 방어 수단으로 인정하는 등 선거구 재조정에 대한 규제 장치가 사라졌다.

이 같은 변화로 앨라배마의 흑인 우위 선거구인 제2선거구와 제7선거구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2선거구(현역 민주당 샤마리 피겨스 의원)는 모빌과 몽고메리를 포함하며 흑인 인구 비중이 49%에서 40%로 줄어든다. 제7선거구(현역 민주당 테리 세웰 의원)는 앨라배마에서 가장 오래된 흑인 우위 선거구로, 1993년 이후로 줄곧 흑인 민주당 의원을 배출해 왔다. 이 지역은 셀마, 버밍햄, 터스컬루사, 몽고메리 일부를 포함한다.

한편, 우파 인플루언서 CJ 피어슨은 소셜미디어 X에 “이 결정으로 앨라배마의 모든 연방의원이 공화당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어슨은 주지사의 특별 입법회의를 가장 먼저 보도한 인물로, 마셜 법무장관과 법무장관 후보 캐서린 로버트슨, 주務장관 웨스 앨런의 로비 활동이 behind the scenes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