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요구에도 침묵하는 디즈니…변화된 미디어 환경

도널드 트럼프가 ABC와 지미 키멜 해고를 요구했지만, 디즈니(Disney)는 침묵으로 대응하며 태도를 바꿨다. 지난해 9월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 브랜든 카가 키멜의 찰리 커크 암살 발언에 항의하자 ABC는 즉각 키멜을 방송에서 내렸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지난 4월 백악관 기자회견 만찬(WHCD) 총격 시도 후 트럼프는 두 가지 요구를 내놨다. 하나는 ‘아름답고 군사화된 무도회장’ 같은 이력서 작성을, 다른 하나는 ABC가 키멜을 해고하라는 것이었다. 키멜은 지난해 메라니아 트럼프를 ‘예비 미망인의 빛’을 지닌 인물로 묘사해 물의를 일으켰다.

그러나 디즈니는 키멜 해고 요구에 대해 “논의 중”이라는 모호한 입장만 내놨다. 법정闘爭이 예상되는 이력서 요구와 달리 키멜 해고는 전례 없는 조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한 매체는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불만은 무시하는 편이 더 쉽다”고 분석했다.

2025년 재집권 이후 ‘굴복’의Wave’

트럼프가 2025년 재집권한 후 많은 기업과 기관은 그의 권력이 미국 문화를 좌우할 수 있다고 믿었다. 아마존(Amazon)과 메타(Meta) 등은 적극적으로 트럼프에 영합했다. 아마존은 inaugural fund에 기부하고, 메타는 첫 번째 영부인 다큐멘터리에 4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반면 ABC는 2024년 12월 조지 스테파노풀로스(George Stephanopoulos)가 트럼프를 강간 혐의로 유죄 판결 받았다고 잘못 보도한 후 트럼프로부터 제기된 소송에서 1천5백만 달러에 합의했다.

CBS와 파라마운트(Paramount)도 트럼프의 60분스(60 Minutes) 편집에 대한 소송에서 1천6백만 달러에 합의했으며, FCC의 80억 달러 인수합병 승인을 앞두고 스티븐 콜버트(Stephen Colbert)의 방송을 폐지했다. 트럼프는 법적 수단을 동원해 법무법인, 대학 등에도 압력을 가했다.

법무법인·대학도 ‘굴복’…연방정부의 보복 위협

트럼프는保罗·와이스(Paul, Weiss)와 같은 법무법인에 대해 보복 조치를 취했다. 이 법무법인은 민주당 유력 인사들을 대리하거나, 트럼프를 기소하거나, 1월 6일 반란 관련 소송을 맡은 바 있다. 연방정부는 이들 법무법인에 보안 등급 정지·연방 건물 출입 제한 등 제재를 가했다.

대학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연방정부는 반유대주의·반보수주의 편향을 이유로 대학에 대한 연방 지원금을 동결하거나 취소했고, 세제 혜택까지 위협했다. 대부분의 대학은 즉각적으로 굴복했다. 트럼프의 압력에 굴복한 기관은 이 외에도 무수히 많았다.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불만은 무시하는 편이 더 쉽다.”
한 미디어 분석가의 말

‘무관심’이 새로운 방어 전략으로

트럼프의 재집권 이후 기업과 기관들은 과거와 달리 그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지 않고 있다. 법적 대응 대신 ‘무시’ 전략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는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성향과 강력한 권력 행사를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략이 장기적으로는 트럼프의 권력 남용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트럼프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기관들도 있지만, 그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미국의 정치·사회적 환경이 트럼프의 재집권 이후 어떻게 변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