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친구를 사귀는 일은 20~30대에는 비교적 쉬운 편이다. 퇴근 후 술자리나 informal한 모임이 자연스럽게 유대감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상황은 달라진다. 가족, 건강, 업무 등 개인적 부담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러운 교류가 줄어들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데 더 많은 계획과 노력이 필요하다.
올가 발라동(54세)은 델로이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를 실감했다. 그는 “나와 동료들은 업무와 가족 책임을 동시에 감당하느라 하루 종일 쫓기듯 지내야 했고, 정작 나를 위한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빌(54세, 가명) 역시 비슷한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대부분의 동료들이 자녀 양육이나 노부모 돌봄 등으로 바쁘다 보니 친구나 동료와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직장 외 활동도 종종 배우자를 동반해야 하는데, 이는 오히려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설명했다.
배우자 동반이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하기도
직장 동료와 가족이 함께 모이는 경우에도 상황은 쉽지 않다. 빌은 “직장 동료와 대화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업무 얘기로 흘러가기 마련이고, 배우자들은 서로 공통점을 찾기 어려워진다”며 “이 같은 상황이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술자리도 부담으로 변하는 이유
나이가 들면서 술자리가 부담으로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 마거릿 시겔(결혼가족치료사, 30~60대 전문)은 “40대 이상은 한 잔의 와인만으로도 몸이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금주자도 많고, 술자리가 더 이상 저렴하고 편한 사회활동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신체적, 정서적, 관계적 비용이 커지면서 지친 상태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선택지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격근무가 유대감 형성에 미치는 영향
원격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자연스러운 유대감 형성은 더욱 어려워졌다. 캐럴(45세, 가명)은 “10년 넘게 원격근무를 해오면서 자연스럽던 대면 상호작용이 줄어들었다”며 “이제는 직장에서 우정의 씨앗이 싹트는 기회 자체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직장 내 고립감과 외로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뇌는 더 신중해진다
직장 내 술자리는 젊은 층에게는 즉각적인 신뢰와 우정을 형성하는 장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뇌는 보다 복잡한 ‘선별 과정’을 거치게 된다. 시겔은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관계 형성에 대한 위험 평가가 즉각적으로 이루어진다”며 “이전처럼 무방비 상태로 신뢰를 형성하기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
직장 내 우정은 나이가 들수록 더 소중해진다. 그러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는 자연스러운 기회가 줄어들고, 개인의 상황도 복잡해진다. 전문가들은 “의도적인 노력이 없다면 고립감과 외로움이 커질 수 있다”며 “업무 외 활동이나 팀 빌딩 프로그램 등을 적극 활용해 유대감을 형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