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사정부가 ‘온라인 사기 방지법’(Anti-Online Scam Bill) 초안을 발표하며, 폭력·고문·불법 체포·잔혹 행위로 피해자를 암호화폐 사기 센터에 강제 동원하는 범죄자에 대해 사형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언론 CNA에 따르면, 이 법안은 ‘폭력, 고문, 불법 체포·구금, 또는 잔혹한 처우를 통해 상대방을 온라인 사기 행위에 강제 동원하는 경우’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오는 6월 의회가 재개될 때 심의될 예정이다.
‘쇼’에 불과했다는 군사정부의 강제 수색
지난 11월 8일, 미얀마 군사정부가 미얀마-태국 국경 인근 ‘KK 파크’ 사기 단지에 대한 강제 수색을 단행했다. 현장에서는 피해자 탈출 장면과 체포, 건물 철거 등이 목격됐으나, 현지 분석가와 주민들은 이 작전이 ‘대외적 이미지 관리’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트위터 사용자 ‘Jacob in Cambodia’는 “군사정부가 사기 단지를 ‘쇼’로만 정리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KK 파크는 여전히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기 센터 운영자나 암호화폐 사기범은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강제 동원된 피해자에 대해서는 동일한 처벌이 적용될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지난달 미얀마 대통령 민 아웅 흘라잉은 모든 사형 판결을 종신형으로 감형했지만,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사형제가 부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조 달러 규모 암호화폐 사기 산업의 실체
미얀마를 비롯한 동남아 일대(캄보디아, 라오스 등) 국경 지역에는 대규모 사기 단지가 밀집해 있다. 특히 ‘프린스 그룹’ CEO인 천쯔는 암호화폐 사기 산업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왔다. 지난 1월 캄보디아에서 중국으로 송환된 후 구금 중인 그는 홍콩 고등법원이 HK$90억(약 11억 5천만 달러) 상당의 자산을 동결했다고 밝혔다.
천쯔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거대 범죄 조직 운영’ 혐의로 기소됐으며, 그의 기업은 지난해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또한, 그의 또 다른 사기 기업 ‘후이온 그룹’의 금융 자회사 ‘후이온 페이’는 지난해 은행 면허가 취소됐으며, 후이온 페이의 주요 주주 중에는 캄보디아 정계 인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이온 페이와 인적·재정적 연관성이 있는 ‘판다 은행’도 지난 2월 면허가 취소됐으며, 해당 은행의 앱은 어제부로 앱스토어에서 삭제됐다.
암호화폐 사기 산업의 종말은 언제?
동남아 일대의 암호화폐 사기 산업은 매년 수천 명의 피해자를 양산하며, 그 규모는 1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얀마 군사정부의 이번 법안은 사기 산업 근절을 위한 첫걸음으로 평가되지만, 현지 사기 단지의 실질적 폐쇄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편, ‘판다 은행’의 liquidators는 “은행의 앱이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