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하원선거위원회(DCCC)가 22일(현지시간) 경합 중인 예비선거 후보 8명에게 일제히 지지를 표명하면서 민주당 내 공공연한 분열이 촉발됐다. DCCC는 이날 ‘레드 투 블루(Red to Blue)’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해당 후보들에게 자금 지원과 조직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DCCC는 성명에서 “이들 후보는 지역 기반 지지, 조직력, 모금 능력 등 엄격한 기준을 통과했다”고 설명했지만, 5명은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경쟁 상대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당내 진보파와 중도파 간 갈등을 더욱 격화시킬 우려가 있다.
진보파와 중도파 간 갈등 표면화
DCCC의 지지 발표는 당내 진보파와 중도파 간 오랜 갈등을 재점화시켰다. 진보파는 “유권자들이, DCCC가 아니라, 민주당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며 DCCC의 일방적 지지를 비판했다. 의회 진보주의자 모임(CPC) 산하 PAC는 Axios를 통해 “민주당 지도부가 ‘더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밀어주기 위해 비민주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하원의원 린다 산체스(민주-캘리포니아)도 “라틴계 유권자와 후보들은 하원 다수당 획득을 위한 싸움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다”며 DCCC의 라틴계 후보 배제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주요 지지 후보와 논란
DCCC가 지명한 8명 중 주목받는 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 재즈밋 바인스(캘리포니아 22번 지구): 캘리포니아 주 의회 의원. 진보파 랜디 빌레가스에게 모금액에서 밀렸지만 DCCC의 지지를 받았다. 이 지역은 민주당 내 이념 갈등의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 밥 브룩스(펜실베이니아 7번 지구): 소방관 출신. 3명의 유력한 예비선거 상대를 맞이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당내 중도파의 지지를 받고 있다.
- 말렌 갈란우즈(애리조나 1번 지구): 前 방송기자. 2024년 예비선거에서 前 주 의회 의원 아미시 샤를 물리쳤지만, DCCC는 갈란우즈를 지지했다.
당내 비판 여론 확산
DCCC의 지지 결정에 대해 하원의원들은 익명으로 비판을 쏟아냈다. 한 의원은 브룩스 지지에 대해 “매우Strong feelings(강한 불쾌감)을 느낀다”며 “많은 동료 의원들도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DCCC가 설명을 해야 한다”며 “일부 의원들이 DCCC에 대한 기부금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의원은 바인스 지지에 대해 “놀랍다”며 “빌레가스는 하원의원들의 지지를 더 많이 받고 인기도 높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 의원은 갈란우즈 지지에 대해 “샤가 지난 예비선거에서 승리했고 이번에도 유력한 후보”라며 “DCCC가 여론조사를 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외부 단체의 비판도 잇따라
DCCC의 결정은 당내외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리더스 위 디저브(Leaders We Deserve)’ 공동설립자 데이비드 호그는 “민주당 지도부가 약한 후보를 밀어주기 위해 예비선거에 돈을 낭비하고 있다”며 “바인스 지지는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워킹 패밀리즈 파티(Working Families Party)’ 대변인 라비 망글라도 “민주당 지도부가 다시 한 번 저울질을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갈등의 배경과 향후 전망
이번 분열은 단순히 예비선거 후보 배제에 대한 불만에 그치지 않는다. 민주당은 2024년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획득에 실패한 후 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그러나 DCCC의 일방적 지지 결정은 당내 진보파와 중도파 간 이념 갈등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DCCC가 ‘당선 가능성’을 우선시한 나머지 지역 기반과 조직력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이번 분열을 어떻게 수습할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예비선거에서 DCCC의 지지가 당내 분열을 더욱 가중시킬지, 아니면 당의 단합을 이끌어낼지가 관건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