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소속 에너지장관 크리스 라이트가 12일(현지시간) NBC ‘Meet the Press’ 인터뷰에서 휘발유 가격 상승을 이유로 연방 휘발유세(1갤런당 18.3센트) 일시 중단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백악관의 기존 입장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중동전쟁 발발 당시 3달러대에서 현재 4.52달러(AAA 기준)로 급등했으며, 이는 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라이트 장관은 “소비자와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모든 아이디어를 검토 중”이라며 “모든 조치에는 상충되는 효과가 따른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연방세 중단 법안 제안
민주당 의원들은 이미 연방 휘발유세 중단 법안을 제안한 바 있다. 애리조나주 출신 민주당 상원의원 마크 켈리(Mark Kelly)도 이 같은 움직임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주 백악관 고위 관리는 “현재로서는 연방세 중단 계획이 검토 대상에 없다”고 밝히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연방세 중단, 실효성 논란
역사적으로 휘발유세 일시 중단은 유가 급등 시기에 종종 논의되었으나, 의회가 이를 실질적으로 시행한 적은 없었다. 연방 휘발유세(18.3센트)와 디젤세(24.3센트)는 도로·교량 등 인프라 유지에 쓰이는 ‘고속도로 신탁기금’의 재원이다.
정부가 휘발유세를 일시 중단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종종 행정명령을 통해 단독으로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即便如此, 휘발유세 중단 조치만으로는 유가 급등에 따른 1.50달러 이상의 가격 상승을 메꾸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당 정책센터(Bipartisan Policy Center)에 따르면, 연방세 전면 중단 시 휘발유 가격은 1갤런당 10~16센트만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동 정세와 에너지 안보 논쟁
라이트 장관은 CBS ‘Face the Nation’ 인터뷰에서 “핵무장을 한 이란은 중동 에너지 공급에 큰 위협”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에너지 안보를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 혼란은 있지만, 이란의 위협을 방치하면 중동 평화와 에너지 공급, 미국 안보에 장기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제한으로 인한 유가 상승을 완화하기 위해 ‘전략비축유 방출’과 ‘존스법 면제’ 등 다양한 조치를 시행했지만,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은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결정되는 유가에 휘발유 가격이 연동되면서, 미국 내 소매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간선거 앞두고 에너지 정책 공방
라이트 장관의 발언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 가격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시사점으로 주목된다. 그는 “장기적 위협을 방지하기 위해 단기적 희생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