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테이프’는 청소년기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그것이 성인이 되어서까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탐구하는 게임이다. 또한 자신이 머물고 싶지 않은 곳에서 성인이 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도 담고 있다. 이 때문에 1990년대 배경의 이 게임은 자연스럽게 ‘추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 게임이 정확히 누구를 위해 만들어진 것인지 알기 어렵다는 사실 말이다. 특히 199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백인 중산층 게임 평론가인 나는 이 게임의 주요 타깃층에 속할 수밖에 없었지만, 정작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이들에게는 공감이 가지 않았다.
이 게임은 1990년대 타임캡슐처럼 느껴지지만, 어딘가 어색하다. 마치 2002년생이 1990년대 이야기를 듣고 AI가 만든 스케치 같기도 하다. 패션, 언어, 기술과의 상호작용 방식까지 1990년대 현지인의 감성을 담아내지 못했다. 주인공 스테이시의 음악 컬렉션 또한 현실적이지 않다. 그녀는 Mondo Rock에서 Silverchair, 심지어 Stan Bush까지 보유하고 있지만, 이는 1990년대 청소년이 가질 법한 음악이 아니다. 오히려 인터넷을 통해 만들어진 캐릭터에 가깝다.
게임은 각 챕터마다 라이선스된 음악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그 음악 선택 또한 비현실적이다. 1990년대 청소년이라면 적어도 그 시대 청소년의 음악 취향을 반영했어야 했다. 그러나 스테이시는 마치 2026년 백인 남성 개발자들이 만든 1990년대 청소년 캐릭터처럼 느껴진다.
게임의 배경은 명확한 시대나 장소가 없다. 가상의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추억이라는 이름의 상자에 갇혀 정체성을 잃은 채 공허하게 떠돌 뿐이다. 문화 평론가 카메론 쿤젤만이 지적한 것처럼, 이 게임은 ‘옛날엔 말이야’라는 말처럼 시간과 공간을 하나의 에스테틱 패키지로 축소해 소비하기 쉽게 만든 것에 불과하다.
‘믹스테이프’는 추억을 상품화하는 현대 문화의 한 단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