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주 로스앤젤레스 기업 글라스(Glas)의 전자담배 제품 ‘ENDS(전자 니코틴 전달 시스템)’ 판매를 공식 승인했다고 밝혔다. 글라스 제품은 연령 인증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FDA는 ‘클래식 멘솔’, ‘프레시 멘솔’, ‘골드’, ‘사파이어’ 등 4종의 향신료 맛을 포함한 제품들을 승인했다.
이번 승인은 FDA가 ‘비담배·비멘솔’ 맛 전자담배 제품에 대해 처음으로 내린 허가로, 그동안 FDA는 청소년 유혹을 우려해 향신료 맛 제품의 판매를 제한해 왔다. 그러나 이 결정은 FDA의 마티 마카리(Marty Makary) 위원장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마카리 위원장은 지난 화요일 사임했으며, 이는FDA의 정책 전환에 대한 그의 반대 때문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출마 당시 “향신료 맛 전자담배를 구제했다”며 자화자찬한 바 있으며, 재선 시에도 이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나 마카리 위원장은 처음부터 이 같은 방향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2025년 5월 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청소년 전자담배 사용 문제를 강조하며 “미국 고등학교에서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전자담배에 중독되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은 통계와는 크게 동떨어진 주장이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24년 청소년 담배 사용 조사(NYTS)’에 따르면, 지난 30일 동안 전자담배를 사용한 고등학생 비율은 7.8%에 불과했다. 마카리 위원장의 주장은 이 수치의 6배 이상으로,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였다. 또한 그는 “담배를 끊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청소년 전자담배 사용률이 최근 몇 년간 급격히 감소하고 있었다. 2024년 7.8%에서 2025년에는 5.2%로 떨어졌으며, 이는 2019년 최고점(27.5%) 대비 72% 감소한 수치였다.
마카리 위원장은 이 같은 하락세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좋은 가정 출신의 아이들이 중독되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의 과장된 주장과는 달리, FDA는 글라스 제품이 청소년 접근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연령 인증 시스템)과 마케팅 규제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FDA는 “글라스의 제품 접근 제한 기술과 필수 마케팅 규제가 청소년의 사용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사임은 FDA의 정책 방향과 마카리 위원장의 입장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으로, 향후 FDA의 전자담배 규제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