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대, 다른 경험: 기술과 팬데믹이 만든 ‘마이크로 세대’

과거 50년 전만 해도 마케터들은 한 세대를 하나의 공통된Persona(페르소나)로 묶어 소비자를 이해했다. 당시에는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도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이 접근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1960년대만 해도 마케터들은 전후 출생자(베이비붐 세대)가 성인기에 접어들며 소비 시장에서 주요 타깃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들에게는 유사한 경험과 가치가 형성됐고, 이는 마케팅 전략에 반영됐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기술 발전 속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변화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훨씬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 빅데이터, 행동 세분화, 심리 프로파일링, CRM 데이터베이스, 하이퍼 퍼스널라이제이션, 알고리즘 등 소비자를 더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도구들이 등장했다. 이 모든 요소를 고려했을 때, 이제 소비자를 15~25년 단위의 세대로 묶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특히 인공지능(AI)이 매년 우리의 세계관과 상호작용 방식을 재편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코비디언’에서 ‘Z알파’까지: 새로운 세대 분류의 등장

예를 들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10대 중후반이었던 Z세대를 생각해 보자. 이들은 성인이 되기 위해 친구를 사귀고, 운전면허를 따며, 가족으로부터 독립적인 정체성을 확립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시기를 보낸 Z세대는 분노나 원망 같은 감정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동생 세대는 초등학생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오히려 안정감을 느꼈다. 같은 세대지만 전혀 다른 경험을 한 것이다.

이처럼 같은 세대 내에서도 경험과 가치관이 크게 달라지면서 마케터들은 ‘마이크로 세대’라는 새로운 분류를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제라트릭 밀레니얼(40~45세 밀레니얼)’, ‘제니얼(1977~1983년생, X세대와 Z세대의 교집합)’, ‘질레니얼(1993~2000년생, Z세대와 밀레니얼의 교집합)’, ‘제너레이션 알파(2010년 이후 출생)’, ‘Z알파(2010년대 초반 출생)’, ‘제너레이션 존스(1954~1965년생)’, ‘디지털 세대’, ‘팬데믹 세대’, 그리고 2020~2022년 성년기를 보낸 ‘코비디언’이 있다. 이들은 각각의 세대적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몇 년 차이’가 만드는 큰 차이: 개인의 경험이 중요하다

소비자를 이해하기 위한 더 정확한 방법은 개인의 lived experience(생활 경험)를 분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밀레니얼 세대도 2008년 금융 위기 이전과 이후에 사회에 진출한 이들은 전혀 다른 상황에 처해 있었다. 어떤 이는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지만, 어떤 이는 30세가 될 때까지 부모와 함께 살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이 모든 차이를 단순히 1981~1996년 사이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출생 연도를 기준으로 성격을 판단하는 것은 점성술과 같다. 이는 실제로는 변화하는 사회 조건의 결과인데, 출생 연도에 그 책임을 돌리는 것이다.”
— 하버드대학교 루이스 메난 교수

이처럼 개인의 경험과 사회·경제적 요인이 소비 패턴과 가치관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따라서 마케터들은 이제 세대를 넘어 개인의 lived experience를 중심으로 소비자를 분석하고,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마이크로 세대의 부상: 마케팅의 새로운 패러다임

‘마이크로 세대’라는 개념은 단순히 연령대별로 소비자를 분류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이는 개인의 경험과 환경이 소비 패턴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코비디언’은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격리 경험이 강하게 남아 있으며, ‘질레니얼’은 디지털 전환기와 전통적 가치관이 공존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마케팅 업계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한다. 이제 마케터들은 개인의 lived experience를 기반으로 한 세분화된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이는 단순히 연령대나 세대별로 소비자를 묶는 방식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효과적인 접근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