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주간 미국 언론계는 UFO 연구와 연관된 과학자들의 실종 또는 수상한 죽음을 다루는 음모론으로 떠들썩했다. 이 주장은 순식간에 의회와 백악관까지 퍼졌지만, 근거는 극히 희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FBI 디렉터 카시 파텔에게 해당 실종 사건을 조사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종자나 사망한 과학자들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이보다 더 흥미로운 점은 유사한 음모론이 이미 대체의학계에서 수십 년간 유통됐지만, mainstream으로 확산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최소 10년 전부터 자연치료와 백신 반대 커뮤니티에서는 '대체의사'들이 살해당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들은 '딥스테이트'나 '빅파마'가 이들의 강력한 지식력을 두려워해 살해했다는 것이다. 이 음모론의 주요 주창자 중 한 명은 적어도 100명의 대체의사가 살해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주장은 대체의학계에서 이미 신념 수준으로 받아들여지며, 학회나 뉴스레터에서 당연하다는 듯 언급됐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mainstream 문화로 확산되지 못했고, 가장 음모론에 호의적이던 전 대통령조차 주목하지 않았다. 반면 올해 봄 UFO 과학자 실종 음모론은 전례 없이 빠르게 퍼지며 광범위한 관심을 받았다.

두 음모론의 차이점: 뉴스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

두 음모론의 차이는 현대 뉴스 생태계와 정치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서 비롯됐다. UFO 과학자 실종 음모론은 지난 4월 초 본격적으로 유포되기 시작했다.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윌리엄 닐 맥캐슬랜드(68) 전 미국 공군 중장 겸 우주공학자다. 그는 UFO 전설과 연관된 기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지난 2월 27일 뉴멕시코 앨버커키 자택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맥캐슬랜드의 실종은 곧바로 MAGA 지지자들과 음모론 커뮤니티, Daily MailNew York Post 같은 매체에 의해 과장됐다. 특히 New York Post는 최소 14건의 기사를 통해 실종이나 사망한 과학자들을 무분별하게 연결했으며, 심지어 자살한 인물까지 포함시켰다.

지난해 4월 New York Post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근무했던 마이클 데이비드 힉스(59) 박사의 사망을 다룬 기사를 보도하며 이 음모론의 시발점이 됐다. 기사는 힉스 박사를 '사인도 부검도 없이 misteriously 사망한 NASA 과학자'로 묘사하며 음모론에 불을 붙였다.

‘이 음모론은 현대 뉴스 소비 패턴과 정치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과거에는 alternative media에서만 유통됐던 이야기가 이제는 mainstream 미디어와 정치권까지 침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소셜 미디어의 확산력과 정치권의 관심 증가, 그리고 대중의 음모론에 대한 수용성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특히 UFO와 관련된 음모론은 과학적 mystery와 결합되면서 더욱 강력한 호소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