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돌아온 미국 핵 발전소 건설
미국이 13년 만에 새로운 핵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난 1월 테네시주에서 카이로스파워(Kairos Power)가 차세대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시범 발전소 착공을 시작했고, 이달 초에는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TerraPower)가 와이오밍주에서 최첨단 원자로 건설에 착수했다.
테라파워, 42개월 만에 상용 원자로 건설
테라파워의 크리스 레베스크(CEO)는 “이 프로젝트는 시험용 원자로가 아니라, 42개월 만에 완공될 그리드 규모의 상용 원자로”라며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2013년 조지아주 플랜트 보글레 4호기(AP1000) 건설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핵 발전소 건설을 재개했다.
중국과의 격차는 아직 크다
미국의 원전 건설 재개는 긍정적이지만, 중국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중국은 이미 10기의 신규 원자로를 가동 중이며, 추가로 20기 이상을 건설 중이다. 반면 미국은 규제와 정책적 제약으로 인해 건설 속도가 더딘 실정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아직 신규 원전 건설을 금지하고 있으며, 디아블로 캐년 원전의 운영 연장만이 유일한 선택지로 남아 있다.
디아블로 캐년 운영 연장 시 연간 5억 달러 절감 효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에너지환경정책연구센터는 디아블로 캐년 원전의 운영을 2030년부터 2045년까지 연장할 경우, 매년 5억 달러 이상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금액은 캘리포니아주가 2045년까지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 법으로 정한 대체 에너지 포트폴리오와 비교할 때 두 배 이상에 달한다.
“디아블로 캐년 원전의 수명 연장으로 인한 총 현재가치 절감액은 2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매년 13억 달러 이상의 절감 효과에 해당한다.”
에너지부, 전쟁용 원자로 개발 위해 90개 기업과 협력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2028년 전면 금지)가 다가오면서 미국은 자체 핵 연료 공급망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에너지부는 지난 목요일 ‘방위생산법’을 발동해 90개 핵 관련 기업으로 구성된 ‘핵 연료 주기 컨소시엄’을 출범시켰다. 이 법은 한국전쟁-era 법안으로, 연방정부가 제조업체를 직접 지원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정부 지원으로 연료 공급망 재건
미국은 지난 수년간 러시아산 우라늄에 의존해 왔으나, 2028년 금지 조치가 시행되면 심각한 공급난에 직면할 우려가 있다. 바이든과 트럼프 행정부 모두 우라늄 농축 시설에 자금을 지원해 왔지만, 이번 컨소시엄 출범은 보다 직접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다. 에너지부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은 핵 연료 자급률을 높이고, 전쟁 등 비상 사태 시에도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 전망: 핵 에너지의 재도약 가능성
미국의 핵 발전소 신규 건설과 연료 공급망 재건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 변화 대응을 동시에 도모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규제 완화와 정책적 지원, 기술 혁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중국과의 격차를 좁히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핵 에너지의 재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민간과 정부의 지속적인 협력과 투자 확대가 필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