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회복을 가로막는 제초제 살포

캘리포니아 북동부, 벌목 마을 체스터에서 약 16km 떨어진 산길. 낡은 토요타 타코마를 타고 가파른 흙길로 접어들자 라센 국유림이 민간 벌목지로 바뀌는 지점에 도착했다. 내 옆자리에 앉은Border collie 릴리는 7년 전 이곳에서 토끼를 쫓아 흙탕과 가시덤불에 뒤덮인 채 돌아왔다. 그 시절 이곳은 꽃이 만발한 초원과 키 큰 삼나무, 향나무, 설탕소나무가 서식하며 회색 늑대와 태평양 피셔, 북부 참매 등 희귀 동물이 공존하던 낙원이었다.

하지만 오늘 이곳은 달랐다. 불과 몇 년 전 대형 산불이 휩쓸고 간 자리임에도 초원은 바짝 마른 황무지로 변했고, 산허리는 나무 한 그루 없이 화산암만 흩어져 있었다. 새소리, 동물 소리, 곤충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적막한 공간이었다. 2021년 디кси 산불(100만 에이커)과 2024년 파크 산불(43만 에이커)이 이 일대를 휩쓸었지만, 이 황폐화의 직접적 원인은 산불이 아니었다. 바로 인간의 선택이었다.

자연 회복 vs. 인공 조작

몇 분만 더 가면 생명이 다시 살아났다. 산사태방지용 덤불, 토끼풀, 보라색 엉겅퀴가 무성했고, 꽃가루를 머금은 꿀벌이 활발히 날아다녔다. 키 큰 나무는 사라졌지만, 새싹들이 곳곳에서 자라고 있었다. 반면 민간 벌목지 앞은 달랐다. 꽃도, 벌도, 생기도 없었다. 오직 인공적으로 심은 키 작은 침엽수 묘목만이 빽빽이 심어져 있을 뿐이었다. 이는 벌목업체와 미국 산림청이 산불 후 복구지역에 대량의 글리포세이트(라운드업)를 살포했기 때문이다.

글리포세이트, 삼림 복원의 적

글리포세이트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제초제로, ‘라운드업’이라는 상표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삼림지대에서 벌목 후 재생을 방해하는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그 부작용은 심각하다. 특히 캘리포니아 북부 산림지대는 글리포세이트 살포가 가장 intensive한 지역 중 하나로, 태평양 크레스트 트레일(PCT)을 비롯한 주요 등산로까지 오염된 상태다.

디시 산불이 휩쓸고 간 지역은 살포 후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생명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인근 자연 회복 지역에서는 수종 다양성이 풍부한 새싹들이 자라고 있으며, 생태계가 서서히 복원되고 있었다. 이 차이는 글리포세이트의 영향 때문이다. 제초제는 잡초뿐 아니라 토양 미생물과 곤충, 심지어 새싹까지 파괴하며, 삼림의 자연적 재생 능력을 저해한다.

환경단체의 경고와 정부의 대응

환경단체들은 글리포세이트가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토양 오염을 유발하며, 장기적으로 삼림 생태계를 위협한다고 지적해왔다. 특히 희귀종인 시에라네바다 붉은여우의 서식지까지 오염되고 있어 conservationists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산림청은 벌목 후 재생을 촉진하기 위해 제초제 사용을 정당화하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글리포세이트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삼림 관리 차원에서는 ‘필요悪’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연구팀은 글리포세이트가 삼림 생태계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연구 중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제초제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이 도입되고 있다.

글리포세이트 없는 삼림 복원 가능할까?

글리포세이트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일부 삼림 관리자들은 기계적 제거, 방목, 또는 생물학적 제어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염소나 소를 풀어 잡초를 제거하는 방법이 trials되고 있지만, 대규모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인공 재식(再植)보다는 자연적 재생을 중시하는 생태학적 접근법도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글리포세이트 의존도는 여전하다. 벌목업체와 산림청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제초제를 선호하며,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용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 효율성과 장기적 생태계 파괴 사이의 딜레마로, 해결책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글리포세이트는 삼림 복원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생물 다양성을 파괴하고 토양 건강을 악화시킨다. 자연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제초제는 그 능력을 영원히 빼앗아간다."
– 환경보호단체 Sierra Forest Legacy 대표

미래를 위한 선택

글리포세이트 살포가 지속된다면, 캘리포니아의 산림은 더 이상 ‘자연’이 아닌 ‘인공적인 농장’으로 변할 것이다. 생명이 사라진 황무지가 아닌, 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숲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제도의 변화와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변화는 소비자와 정책 입안자, 그리고 삼림 관리자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다.

릴리를 차에 남겨 둔 채, 나는 이 황폐한 풍경을 바라보았다. 자연은 회복을 원했지만, 인간의 선택은 그것을 가로막았다. 이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