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아우디의 모태가 된 아우토 우니온(Auto Union)은 1930년대 실버 애로우(Silver Arrows)라는 혁신적인 레이싱카로 수많은 속도 기록을 세웠다. 이 중에서도 ‘루카(Lucca)’는 1935년 2월 15일 이탈리아 도로에서 시속 199km(평균 속도)·203km(최고 속도)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성능이었지만, 더욱 놀라운 점은 이 기록이 경주장 rather than 서킷이 아닌 공공 도로에서 달성되었다는 사실이다.
아우토 우니온은 원래 헝가리에서 기록 도전을 계획했으나 혹독한 날씨와積雪으로 인해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루카 근교 도로로 장소를 변경했다. 이 도로에서 루카는 ‘세계 최속 레이싱카’로 칭송받았으며, 당시 언론은 이 차를 ‘Rennlimousine(레이싱 리무진)’이라 명명했다. 또한 루카는 같은 해 10월 다임러-벤츠가 시속 196.7km 기록을 세운 후 벌어진 ‘최고 속도 전쟁’에서 아우토 우니온의 승리를 이끌었다.
루카는 같은 해 베를린에서 열린 제5회 인터내셔널 아부스 레이스에 출전했으나 냉각 문제로 리타이어했다. 이후 이 차의 행방은 다소 불분명하다. 당시 레이싱카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곧 구식으로 여겨졌고, 대부분 폐기 처분되었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실버 애로우 차량은 극소수로, 그나마도 1990년대 복원된 것들뿐이다.
아우디는 루카의 복원 프로젝트를 영국 유명 복원 업체 크로스트웨이트 가디너(Crosthwaite Gardiner)에 맡겼다. 이 업체는 이미 여러 대의 실버 애로우를 복원한 경험이 있었다. 아우디는 아카이브에서 제공한 사진과 문서를 바탕으로 3년 이상의 시간과 수작업을 거쳐 루카를 재탄생시켰다. 복원 작업은 2026년 초에 완료되었다.
복원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공기역학적 차체 제작였다. 최종 완성된 루카의Cd(항력 계수)는 0.43으로, 당시로서는 놀라운 수준이었다. 아우디는 1935년 베를린 레이스용으로 설계된 환기 시스템을 추가로 장착하는 등 몇 가지 소소한 변경을 요청했다. 또한 엔진도 원본과 약간 달랐다. 루카의 기록을 세웠던 5.0L V16 엔진 대신, 1936년형 아우토 우니온 Type C의 6.0L 슈퍼차지 V16 엔진을 탑재했다. 이 엔진은 당시 기준으로도 최대 배기량(6006cc)을 자랑했으며, 4500rpm에서 512마력의 출력을 냈다. 연료는 메탄올 50%, 에탄올 40% 혼합물을 사용했다.
루카의 복원은 단순히 과거의 차를 되살리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1930년대 기술과 디자인의 정수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결과물로, 자동차 역사상 가장 위대한 레이싱카 중 하나로 손꼽히는 실버 애로우의 영광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