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드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자체적인 혁신 기관을 구축하고 있다. 독일의 SPRIND(연방 혁신청)와 스웨덴의 Vinnova(혁신청)가 손잡고 유럽 각국의 스타트업에 드론 방어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두 기관은 전통적으로 협력 관계가 없었지만, 글로벌 위협이 커지면서 공동으로 드론 방어 시스템 개발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공항, 원자력 시설, 민간 시설 등 주요 인프라를 보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체코 공과대학교 로봇공학 교수인 마틴 사스카가 이끄는 팀도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원을 받고 있다. 사스카의 스타트업 EAGLE.ONE은 타 드론을 탐지하고 무력화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그는 “SPRIND의 챌린지 프로그램에 참여해 2024년 우승하며 기술 개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유럽의 경쟁력 강화 전략

이 프로젝트는 유럽의 기술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마리오 드라기 전 이탈리아 총리가 발표한 유럽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은 급속한 혁신과 시장 진입 속도에서 미국과 중국에 뒤처지고 있는 실정이다. SPRIND와 Vinnova의 파트너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deliberate(계획적인) 노력으로 평가된다.

Jano Costard(SPRIND Challenges 책임자)는 “혁신 자금 지원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기존 방식을 단순히 모방한다면 SPRIND의 존재 가치는 없다”고 강조했다. SPRIND는 2019년 설립되어 2020년부터 운영 중이며, 2023년 독일 의회가 통과시킨 특별법에 따라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도 가능해졌다. 이는 독일 공공 기관으로는 이례적인 조치다.

스웨덴의 Vinnova는 SPRIND보다 20년 이상 앞선 1994년 설립됐다. 인구 1000만 명의 스웨덴이 지난 10년간 독일,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combined(합산)보다 더 많은 500건 이상의 IPO를 배출했을 정도로 혁신 생태계가 활발하다.

드론 기술의 중요성과 과제

이번 공동 프로젝트의 첫 번째 타깃으로 드론이 선정된 데는 이유가 있다. 중동 분쟁에서 드론의 핵심적 역할이 부각된 데 이어, 2025년 말 유럽 각국 공항에서 반복된 드론 출현 사건이 정부를 긴장시켰다. 또한 러시아·중국산 장비가 주요 인프라에 사용되면서 보안 위협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Costard는 “유럽의 드론 산업은 여전히 highly fragmented(매우 분산돼 있어), 각국 경찰·군대의 요구가 제각각이면 스타트업이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며 “통합된 수요가 없다면 viable business(실행 가능한 사업)를 구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미래 기술 혁신을 위한 움직임

Darja Isaksson(Vinnova 총괄 이사)는 “유럽은 radical breakthrough innovation(획기적인 돌파구 혁신)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며, 이를 통해 민간 VC가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 기술이 시장으로 진출하는 과정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SPRIND와 Vinnova의 파트너십은 유럽이 기술 혁신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향후 더 많은 유럽 국가가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드론 방어뿐 아니라 인공지능, 반도체 등 미래 핵심 기술 분야로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