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정보 전쟁’에서 배제된 유일한 핵심 인물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situation room에서 이란 전쟁 관련 비공개 회의를 소집했다. 참석자 명단에는 부통령 JD 밴스,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 국방장관 피트 헥셋,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 수석보좌관 수지 와일스,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합동참모의장 댄 케인, CIA 국장 존 래틀리프 등이 포함됐다. 유일하게 빠진 인물은 국가정보국장(DNI)인 털시 개버드였다.

이번 배제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가 DNI를 ‘Do Not Invite(초대하지 마라)’의 약자로 부르며 개버드를 사실상 배제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국가 안보 핵심 논의에서 배제되는 DNI의 존재 가치는 무엇일까? 개버드의 역할은 18개 정보기관 감독이지만, 실제로는 트럼프의 정치적 복수심을 실현하는 도구로만 활용되고 있다.

‘정보 정치화’의 전형적 사례: 2023년 러시아 간첩활동 관련 허위 정보 공개

개버드는 지난해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근거로 제시된 허위 정보 문건을 공개했다. 그는 이 문건이 오바마 전 대통령, 존 브레넌 전 CIA 국장 등 ‘딥스테이트’ 인사들이 트럼프를 돕기 위해 러시아의 개입을 조작했다는 ‘배신죄’를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검 로버트 뮬러, 법무부, 양당 합동 정보위원회 조사 결과 러시아의 개입은 사실로 확인됐다.

개버드의 주장은 전면 거짓이었고, 그는 CIA 관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허위 정보를 공개해 미국 정치인을 모욕했다. 이는 미국 역사상 전례 없는 정보 오용 사례였다. 개버드와 트럼프는 오바마와 브레넌을 기소하라고 촉구했으며, 트럼프는 FBI 요원들이 오바마를 체포하는 가상 영상을 게시하기까지 했다.

러시아 정보원을 근거로 한 클린턴 음모론 유포

개버드는 또 러시아 정보원을 근거로 힐러리 클린턴이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를 앓고 있으며, ‘강한 진정제를 복용 중’이라는 허위 정보를 공개했다. 그는 클린턴이 트럼프-러시아 스캔들을 조작해 이메일 스캔들로부터 관심을 돌리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정보분석관들과 FBI는 이 러시아 정보가 신뢰할 수 없다고 이미 판단한 상태였다.

이 같은 정보 정치화는 법무부가 브레넌 등에게 가한 형사조사라는 후폭풍을 낳았다. 개버드의 행동은 정보기관의 중립성과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목적에 정보가 악용된 전형적 사례다.

‘정보 정치화’가 초래할 위험성

개버드의 사례는 정보기관이 정치적 도구로 전락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준다. 정보의 객관성과 중립성은 민주주의의 근간이며,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할 경우 국가 안보와 공공신뢰가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보 정치화는 미국 내외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으며, 이는 향후 정보기관의 독립성과 신뢰성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