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의 여정: Georgetown 헌법 세미나의 시작
매년 가을이면 Georgetown 대학교에서 ‘헌법 관련 최신 도서’라는 제목의 세미나가 열린다. 이 프로그램은 2005년 Georgetown 방문 당시 처음 기획되었다. 당시 나는 연구 프로젝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도서에만 집중해왔고, 학계 동향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의용 교재로 최근 출간된 헌법 관련 도서를 지정하면, 자연스럽게 그 책을 읽게 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아이디어는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20년 동안 96명의 저자가 쓴 105권의 책을 강의에 활용했으며, 그중 4권은 출판 전 원고 단계에서 다루었다.
2026년 가을 학기 강의 목록 공개
2026년 가을 학기에는 다음과 같은 다섯 권의 책을 강의에 사용할 예정이다.
- 에릭 클레이스 자연권으로서의 재산권 (2025)
- 폴 드아레 헌법의 도덕적 설계 unveiled (2017)
- 리처드 프리머스 가장 오래된 헌법 질문: 열거주의와 연방 권력 (2025)
- 루이스 마이클 사이드먼 헌법은 우리를 구하지 못한다: 왜 우리는 더 이상 건국의 문서를 신뢰할 수 없는가 (2026)
- 사라 이스가 마지막 남은 분기: 오늘의 대법원 안팎으로의 흥미롭고 때로는 유머러스한 탐험 (2026)
도서 선정 기준과 강의 방식
나는 ‘내가 읽어야 할 책’을 선정 기준으로 삼는다. 주제나 저자의 명성 등을 고려해 책을 고른 뒤, 학생들과 동시에 읽기 위해 미리 읽지 않고 강의 전까지 보류한다. 이는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반응하고, 세부 Nuance를 기억해 토론에 활용하기 위함이다. 강의는 한 학기 동안 총 6권의 책을 다루며, 각 책은 2주에 걸쳐 학습한다. 두 번째 주에는 저자가 직접 강의실에 방문해 학생들과 토론을 벌인다.
첫 번째 책은 언제나 내가 직접 집필한 책으로, 학생들에게 나의 관점을 소개하고 본격적인 토론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 책의 분량이 250쪽을 넘을 경우, 저자에게 ‘핵심 250쪽’을 지정해 달라고 요청한다. 또한 주당 125쪽을 넘지 않도록 조절하는데, 이는 학생들이 책을 충분히 읽고 토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학생 참여와 평가 방식
학생들은 각 책의 절반을 읽은 후 1쪽 분량의 요약문을 제출한다(합격/불합격 방식). 또한 저자 방문 전날에는 5,500자 분량의 비판적 분석문을 제출하는데, 이는 저자에게 사전 전달되어 강의 전에 검토된다. 이 모든 과정은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강의가 끝난 후에는 별도의 시험이나 과제가 없다. 학생들은 이 과정이 ‘매우 풍부한 학습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 없이 핵심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도, 깊은 이해와 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 구조가 특징이다.
20년간의 성과와 변화
이 프로그램은 Georgetown에서만 20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그동안 제임스 플레밍, 샌디 레빈슨, 제라드 마글리오카, 에릭 세갈, 댄 파버, 조나단 기엔앱, 필립 함부거, 킴 루즈벨트, 데이비드 번스타인 등 저명한 학자들이 다수 참여했다. 특히 4권의 미출간 원고는 출판 전 선구안으로 주목받았다.
이 세미나의 핵심은 ‘함께 읽고 함께 토론한다’는 공동 학습 철학에 있다. 학생들은 책을 읽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와 법리적 논증 능력을 자연스럽게 습득하며, 저자와의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 실무적 인사이트까지 얻을 수 있다. Georgetown의 이 프로그램은 법학 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