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오바마 행정부 말기, 당시 국방부 장관 비서실의 연설 담당자였던 필자(원문 기고자)는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이 사용하던 넓은 사무실을 물려받았다. 안락한 소파와 대형 TV, 장군과 참모진이 함께 쓸 수 있는 공간까지 갖춘 이 사무실은 그만큼의 가치를 지녔다.
그러던 어느 날, 예고 없이 나타난 중간급 관료들이 사무실 측정을 시작했다.Office Space의 ‘밥스’처럼 불쑥 찾아와 사무실 크기를 재기 시작한 것이다. 곧장 우리는 쫓겨날 처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국방부 기자단이 ‘불펜’이라 불리는 공간에 더 많은 자리를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좁아진 사무실로 쫓겨났다. 메시지는 분명했다. 국방부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는 장관의 연설 담당자가 아니라 기자라는 사실이었다.
헤그시스의 ‘언론 전쟁’: 국방부 내 언론 배제 정책
피트 헤그시스 현 국방장관은 전혀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취임 직후, 그는 뉴욕타임스, NPR, 폴리티코, NBC뉴스 등 국방부 내 경험이 풍부한 주요 언론사들을 사무실에서 내쫓았다. 대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언론사들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지난해 10월에는 기자들에게 국방부 사전 승인된 정보만 보도하겠다는 서약서를 강요했다. 서약서를 거부할 경우, 출입증과 국방부 접근 권한을 박탈하겠다는 조건이었다. 대부분의 기자들이 자발적으로 출입증을 반납하며 국방부를 떠났다.
헤그시스는 국방부 브리핑룸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최근 들어 조금 늘긴 했다), 그가 진행한 브리핑은 ‘설교단’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정도였다. 지난주 브리핑에서 그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언론을 비난했다. 기자들을 ‘비애국적’으로 칭하며, 그들의 보도를 ‘끝없는 쓰레기 더미’에 비유했고, 성경 속 바리새인에 비유해 “기자들이 로마 당국에 예수를 넘겼던 스cribe들”과 같다고까지 말했다.
국방부의 신뢰성, 그리고 군의 사기까지 위협하는 위험
헤그시스의 언론 통제 정책은 그가 이끄는 국방부에 장기적인 손상을 입힐 위험이 있다. 좋은 소식만 공개하고, 언론을 지속적으로 비난하는 국방부는 대중의 신뢰를 잃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중요한 메커니즘까지 잃게 된다. 이는 국방부의 책임성뿐만 아니라, 미군 장병들의 임무 수행 능력과 정통성까지 위협할 수 있다.
헤그시스의 과거와 현재의 차이
헤그시스가 언제나 언론을 적으로 여겼던 것은 아니다. 그는 과거 FOX뉴스 등에서 방송 진행자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이라크 전쟁 당시 민사 affaires 장교로 복무하던 2005년, 그는 샘아라에서 한 주간 Wall Street Journal 기자가 자신의 부대와 함께한 일주일간의 경험을 다룬 기사를 평가하며 “대체로 공정한 기사”라고 평가했다. 다만, 기자가 자신의 부대와 협력하던 이라크 관리에 대한 정보를 너무 많이 공개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같은 편지에서 그는 이라크인들이 도시 의회와 신문을 설립한 일을 칭찬했으며, 자신의 작업 공간 위에 걸린 현수막을 묘사하기도 했다.
“이곳은 우리가 이라크인들과 함께 이룬 성과를 기념하는 공간이었다. 그들은 민주주의의 씨앗을 뿌렸고, 우리는 그 싹을 틔우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처럼 과거에는 언론의 역할을 어느 정도 인정했던 헤그시스가如今은 왜 이토록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지 의문이다. 그의 정책은 국방부의 투명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군의 사기와 신뢰성까지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실험으로 비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