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의 출생시 시민권 부여(Birthright Citizenship) 관련 판결이 주목받는 가운데, 과거 대법관 존 마셜 할란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그의 강의와 법리적 견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 중 일부가 유효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관광비자나 기타 임시 비자로 미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어머니의 자녀에 대한 규정은 기존의 통념과는 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할란 대법관의 1898년 강의와 그의 이견
2018년 한 기고문에서 필자는 불법체류자 자녀도 출생시 시민권이 부여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문제는 예상보다 훨씬 복잡한 사안으로 드러났다. 다만, 미국에 거주 의사가 있는 불법체류자 자녀의 경우와 달리, 관광이나 임시 비자로 체류 중인 외국인 어머니의 자녀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명령이 유효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할란 대법관은 1898년 헌법강의에서 관광객의 자녀는 미국 시민권이 부여되지 않는다고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그는 "미국 시민권 취득이 법적으로 불가능한 관광객의 자녀는 출생시 시민권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강의는 10년 이상 전에 분석된 바 있지만, 최근 대법원 심의 과정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법관 닐 고서치와 ACLU 측은 할란의 견해를 무시했지만, 이는 그의 법리적 깊이를 간과한 판단으로 보인다.
와이오밍 킴 아크 사건과 할란의 이견
할란은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대법관 중 한 명으로, 그의 다수는 후대에 옳은 것으로 입증되었다. 그러나 1898년 강의와 달리, 그는 United States v. Wong Kim Ark 사건에서 반대 의견을 냈다. 이 사건은 출생시 시민권 부여의 법적 근거로 자주 인용되지만, 임시 체류자 자녀의 경우에 대해서는 명확한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
와이오밍 킴 아크 사건은 미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부모의 자녀에게 출생시 시민권이 부여된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임시 비자 소지자 자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의 판결은 설득력은 있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할란의 반대 의견은 Fourteenth Amendment(헌법 수정 제14조)의 원뜻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수정 제14조는 1868년에 비준되었지만, 와이오밍 킴 아크 사건(1898년)은 수정 조항의 원뜻을 명확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당시 대법관들조차 수정 조항의 원뜻에 대해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할란의 견해가 시사하는 바
만약 할란의 견해가 옳다면,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명령을 부분적으로 인정할 수 있다. 즉, 미국에 거주할 의사가 있는 불법체류자 자녀는 출생시 시민권을 유지하되, 출산 목적으로 임시 비자를 발급받은 외국인 어머니의 자녀는 시민권이 부여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할란의 반대 의견은 역사적으로 입증된 바 있으며, 그의 법리적 통찰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의 견해는 단순히 과거의 이견이 아니라, 헌법 해석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