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 공화당 소속 제니 키건스(Jen Kiggans) 하원의원이 흑인 하원의장 하킴 제프리스(Hakeem Jeffries)를 겨냥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동조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사퇴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키건스 의원은 지난 10일 버지니아주 선거구 개편을 둘러싼 토론을 위해 리치몬드 지역 라디오 방송 ‘리치 에레라 쇼(Rich Herrera Show)’에 출연했다. 그러나 방송 중 호스트인 리치 에레라가 제프리스를 ‘노예’라고 칭하자, 키건스 의원은 이를 적극 동조하는 발언을 했다.
에레라는 “제프리스가 버지니아 선거구 개편에 2천만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고, 주 대법관 해임까지 논의하고 있다”며 “만약 하킴 제프리스가 버지니아 정치에 관여하고 싶다면 뉴욕을 떠나 버지니아로 와서 출마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버지니아에서 손을 떼라. ‘면화 따는 손’을 버지니아에서 떼라”고 말했다.
이에 키건스 의원은 “그렇다. 나도 동의한다. 맞다”고 답변했다.
‘면화 따는 손(cotton-picking hands)’은 미국 노예제도 역사에서 유래한 인종차별적 표현으로, 흑인 노예들이 면화를 따야 했던 강제 노동을 연상시킨다.
키건스 의원은 오는 11월 재선에 도전 중인 상황이다. 그녀의 선거 상대인 민주당 전 하원의원 엘레인 루리아(Elaine Luria)는 “키건스 의원이 오늘 공개적으로 내놓은 인종차별적 발언은 혐오스럽고, 어떤 elected official에게도 어울리지 않는다”며 즉각 비판했다. 또한 “남부에서 자랐기에 이런 인종차별적 암시가 무엇을 뜻하는지 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하원의장 제2서기 캐서린 클라크(Katherine Clark)도 키건스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키건스 의사는 방송 직후 “자신의 발언이 오해받았다”며 “제프리스의 버지니아 선거 개입에 대한 논쟁에 동의한 것일 뿐, 특정 표현에 동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러한 비난은 민주당이 선거에서 패할 위기에 처하자 펼치는 전략”이라며 “진짜 문제는 민주당이 버지니아 대법원을 파괴하려 한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음날 오전까지 해당 방송은 애플 팟캐스트와 유튜브에서 삭제됐다.
이 사건은 미국 역사상 정치적 긴장이 고조된 시점에 발생했다. 지난달 미국 대법원은 루이지애나 주의 흑인 다수 선거구 설정이 인종 차별적 선거구 개편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리며 ‘투표권법’을 사실상 무력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