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둔 애비게일 스팬버거는 전기요금 인상 억제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버지니아는 세계 최대의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 밀집 지역으로, 전력 수요 급증에 대비한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스팬버거는 kampan trail에서 "버지니아 주민들의 전기요금을 더 저렴하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지난달 버지니아는 지역 온실가스 감축 이니셔티브(RGGI)에 재가입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RGGI는 미국 북동부 및 중부 대서양 연안 주들의 전기 사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탄소 가격제 프로그램이다.

RGGI는 발전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한선으로 제한하고, 초과 배출분에 대해 비용을 부과하는 ‘캡앤트레이드’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제도는 청정에너지 전환을 유도할 수 있지만,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캘리포니아와 뉴욕에서도 유사한 우려로 탄소 가격제 도입 또는 완화 논의가 진행 중이다.

RGGI 지지자들은 버지니아가 이 프로그램에 재가입함으로써 데이터 센터 급증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 압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RGGI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은 가구별 전기요금을 절감하는 데 활용될 수 있으며, 버지니아의 화석연료 탈피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RGGI의 비용과 혜택

RGGI는 발전소에 이산화탄소 배출 비용을 부과하지만, 이 비용은 가구별 전기요금에 반영된다. 버지니아 대학교 공공정책 명예교수 윌리엄 쇼브는 "RGGI는 오염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내부화하는 방식"이라며 "환경 정책이 역진적(低所得층에 불리한)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절히 설계한다면 RGGI가 데이터 센터로 인한 전기요금 상승 부담을 재분배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RGGI에 참여하는 10개 주들은 매년 배출 상한선을 낮추기로 합의하고 있으며, 이는 발전소들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도록 유도한다. 2009년 RGGI가 시작된 이후 버지니아의 주요 전력 공급업체인 도미니언 에너지는 주로 석탄을 천연가스로 대체하며 배출량을 줄였다.

도미니언 에너지는 과거 RGGI 참여 시 per-watt surcharge(와트당 추가요금)를 모든 고객에게 부과한 바 있다. 평균 가구당 월 5달러 수준이었으며, 일부에서는 이 요금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선택과 경제적 영향

스팬버거의 전임 주지사였던 공화당 글렌 영킨은 2022년 RGGI에서 탈퇴했지만, 스팬버거는 재가입을 결정했다. 이는 전기요금 인상 억제와 기후 정책 사이의 균형을 모색한 결과로 보인다. 버지니아는 데이터 센터 확장으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RGGI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재생에너지 전환과 요금 인하에 활용할 계획이다.

RGGI의 효과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버지니아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장기적으로 전기요금을 절감하고 기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출처: Gr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