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를 빼앗았다는 이유로 제3자를 상대로 수백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애정 이간질’(alienation of affection) 소송이 여전히 가능한 주들이 있다. 미시시피, 사우스다코타, 북카롤라이나 등이 대표적이다.
이 소송에서 원고는 제3자가 부부 사이의 애정을 이간질해 결혼 생활을 파탄 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단순히 배우자를 유혹하거나 떠나도록 부추겼다는 사실만으로도 소송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외도 여부는 필수 요건이 아니다.
특히 북카롤라이나주는 이 소송이 활발한 주 중 하나로, 최근에도 흥미로운 사례가 발생했다. 2025년 전직 애리조나주 상원의원 키르스텐 시네마가 북카롤라이나주에서 보안요원의 전처로부터 이 소송을 당했다. 시네마는 보안요원과의 관계를 인정했지만, 관계가 북카롤라이나주에서 이뤄지지 않았다며 소송 기각을 요청했다.
이 소송은 단순히 복수심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원고는 종종 막대한 배상금을 요구하며, 법정에서 승소하기도 한다. 시네마의 경우, 전처인 헤더 암멜은 시네마의 ‘고의적·무모한 행동’으로 인한 손해로 2만5천 달러 이상의 배상을 요구했다. 이는 북카롤라이나주에서 compensatory damages(보상적 손해배상)에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사례로는 2023년 11월, 한 틱톡 인플루언서가 남편을 유혹했다는 이유로 175만 달러의 배상금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 2011년에는 한 여성이 사업가의 전처로부터 3천만 달러의 배상금을 선고받은 경우도 있었다.
‘애정 이간질’ 소송의 문제점
이 소송은 배우자의 애정을 재산으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많다. 뉴멕시코주 대법원은 2024년 1월 이 소송을 폐지했는데, 그 이유는 “과거 영미법에서 유래한 이 소송은 아내를 남편의 재산으로 여겼던 구시대적·불공정한 뿌리를 갖고 있다”며 “배우자의 애정은 소유할 수 있는 재산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소송은 배우자의 선택권을 무시한다”고 비판했다.
유타주도 오는 5월 이 소송을 폐지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여러 주에서 이 소송의 폐지를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 소송이 사적인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가는 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부부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배우자의 애정을 재산으로 간주하는 이 소송은 본질적으로 비인간적’이며, 차라리 부부 상담이나 분노 발산 공간, 아이스크림 한 통으로 마음을 달래는 것이 낫다.
이 소송은 단순히 복수심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실제 배상금 판결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북카롤라이나주에서는 그 규모가 수천만 달러에 달할 수 있어, 제3자는 물론 당사자 모두에게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