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케리군 버블비힐스(Bumble Bee Hills) 지역. 지난해 7월 4일 홍수로 폐허가 된 주택가에서 건설기계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웃의 집을 지나던 킬리 나이더(Kylie Nidever)는 자신이 살던 집이 홍수 피해를 면했다는 사실에 안도했지만, 한편으로는 이웃들이 재건축에 적극적인 모습에 의아함을 느꼈다.

“정부가 왜 오랫동안 위험지역으로 알려진 곳에 집을 짓도록 내버려 뒀는지, 그리고 이제 와서 정부가 개입할 것인지 궁금해요.” 나이더는 이사를 고려하며 말했다. “만약 다음 홍수가 더 심각해지면 이 동네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 거예요.”

지난해 7월 4일 홍수는 텍사스 역사상 최악의 재난 중 하나로 기록됐다. 일부 주 의원은 지역 당국의 홍수 경보 사이렌 설치 미비와 비효율적인 대처를 질책했지만, 다른 의원들은 그 규모가 너무 커서 누구도 대비할 수 없었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텍사스 주 의회가 반복해서 무산시킨 법안들이 바로 그 문제였다. 프로퍼블리카(ProPublica)와 텍사스트리뷴(The Texas Tribune)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주 의회는 지난 60년간 50개가 넘는 홍수 안전 관련 법안을 거부해 왔다. 특히 위험지역 개발을 제한하는 법안들은 홍수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연방 정부가 위험지역으로 지정한 곳에서도 137명 사망

조사팀은 지난해 7월 4일 홍수로 137명이 사망한 5개 군의 사망자 대부분이 연방 정부가 위험지역으로 지정한 장소에 머물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지역들은 주 의회가 개발을 규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조사팀은 지난 60년간 제정된 법안 60여 건을 검토한 결과, 주 의회가 거부한 홍수 안전 관련 법안이 50건 이상에 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만약 주 의회가 그 법안 중 하나라도 통과시켰다면, 우리는 이 끔찍한 손실을 입지 않았을 거예요.” 텍사스 환경사학자 찰 밀러(Char Miller) 박사는 조사 결과를 듣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텍사스가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주 의회가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는 한, 이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주 의회가 거부한 주요 안전 조치들

  • 위험지역 개발 제한: 연방 정부가 위험지역으로 지정한 곳에서의 신규 개발을 금지하는 법안
  • 건물 고도 규정 강화: 홍수 위험지역의 건물에 대해 필수 고도 기준을 마련하는 법안
  • 유해 시설 입지 규제: 폐기물 처리 시설 등 위험한 시설이 수역 nearby에 설치되지 않도록 제한하는 법안
  • 지방정부 권한 강화: 지역 당국이 위험한 개발을 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

텍사스는 플로리다주 다음으로 홍수 위험지역에 위치한 건물 수가 가장 많은 주다. 최소 65만 채의 건물이 위험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주 의회가 규제할 수 있었던 대상이었다.

“텍사스가 시민의 안전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주 의회가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데서 비롯된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어요.”
— 찰 밀러, 텍사스 환경사학자

출처: ProPubl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