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지난해 부과한 불법 관세 환급 절차를 본격화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환급 가능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청(CBP)은 최근 수입업체와 통관 대리인을 대상으로 관세 영수증 제출 및 환급 신청을 위한 온라인 포털을 개설했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 2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관세를 무효화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는 2020년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는 이름으로 관세를 부과했으나,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
환급 대상은 제한적…최대 63%만 해당
CBP는 환급 신청 후 60~90일 이내에 환급금을 지급할 계획이지만, 모든 수입품이 환급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관세 납부 절차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품에 한해 환급이 진행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같은 1단계 환급이 IEEPA 관세를 납부한 전체 수입품의 약 63%에 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37%는 추가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하며, 환급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
배송업체를 통한 환급 가능성…소비자 혜택은 제한적
FedEx와 UPS 등 배송업체들은 관세 환급금을 고객에게 돌려주기 위한 절차를 이미 마련했다. FedEx는 “관세 환급금이 FedEx에 지급되면, 해당 관세를 납부한 선적업체와 소비자에게 환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PS 또한 “고객 대신 CBP에 환급금을 신청하고, 납부자에게 환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비자는 환급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관세는 기본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세금이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컬럼비아대학교 경제학자들이 지난 2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관세 부담의 94%가 소비자에게 전가됐으며, 관세가 부과된 상품은 그렇지 않은 상품보다 평균 11%가량 가격이 더 올랐다.
법적으로 관세 환급은 관세를 납부한 수입업체(기록상 수입업체)에게만 지급된다. 따라서 소비자가 직접 환급을 받을 수는 없지만, 일부 기업들은 간접적인 방식으로 고객에게 환급금을 돌려줄 계획이다. 코스트코의 CEO 론 배크리스(Ron Vachris)는 “관세 환급금을 고객에게 돌려주기 위한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관세는 소비자에게 전가됐다’는 사실이 환급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법적으로는 수입업체에게만 환급이 가능하지만, 실질적인 부담은 소비자에게 있었다.’ — 경제학자들
환급 절차는 복잡…소비자 인지율도 낮아
관세 환급 절차는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릴 전망이다. CBP는 환급 신청 후 60~90일 이내에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추가 검토가 필요한 경우 지연될 수 있다. 또한, 환급 대상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의 구분이 모호해 일부 기업은 환급 가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소비자들이 환급 절차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지도 불투명하다. 관세가 부과된 상품 구매자 대부분은 해당 관세가 불법이었다는 사실조차 모를 가능성이 크다. 배송업체나 수입업체를 통해 환급받는 경우에도, 소비자들이 환급금을 실제로 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