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11일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열린 베테랑의 날 행사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당시 테러범 아흐마드 나예브는 미군 병사가 접근하자 자폭 vest를 터뜨렸고, 이 폭발로 5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당했다. 부상자 중 한 명이었던 육군 병장 윈스턴 헨슬리는 테러범을 제지하려다 중상을 입었고, 이로 인해 영구 장애를 안게 되었다.
헨슬리는 군수업체 플루오르 코퍼레이션을 상대로 주법(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법)에 따른 감독 소홀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플루오르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두 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나예브를 고용한 주체였다. 이 사건은 연방법과 주법의 충돌 시 연방법이 우선한다는 '선점(Preemption)' 원칙이 핵심 쟁점이었다.
대법원의 이례적 판결과 보수파 분열
미국 대법원은 2025년 2월 헨슬리 사건에서 6대 3으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는 연방법이 주법을 대체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로, 플루오르가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판결이 대법원 내 보수파와 진보파의 이례적인 분열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보수파인 클라렌스 토머스 대법관은 다수 의견을 작성해 닐 고서치,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과 합의했다. 반면 사무엘 알리토 대법관은 존 로버츠 수석대법관, 브렛 캐버노 대법관과 함께 반대 의견을 냈다.
일반적으로 보수파 대법관들은 주권 옹호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 사건에서는 연방정부의 권한 확장을 지지하는Liberal 진영과 유사한 입장을 보였다. 이는 '선점' 원칙에 대한 각 대법관의 태도가 정치적 성향과 무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선점 원칙, 대법관들 간 입장 차이 드러내
'선점' 원칙은 연방법과 주법이 충돌할 때 연방법이 우선한다는 헌법 원칙이다. 토머스 대법관은 과거에도 이 원칙을 엄격히 해석해 제약회사의 책임을 인정하는 등Liberal 진영이 환영할 만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반면 이민 관련 사건에서도 주법이 연방법에 의해 선점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헨슬리 사건은 각 대법관의 '선점' 원칙에 대한 입장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사례다. 토머스, 고서치, 배럿 대법관은 연방법의 광범위한 선점을 의심하는 입장을 보였고, 나머지 보수파 3인은 연방정부의 권한을 더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대법원의 판결이 정치적 이념을 넘어 법리적 해석에 따라 좌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헨슬리 사건의 법적 의미
이 판결은 연방법과 주법의 충돌 시 연방법이 우선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또한, 대법원 내 보수파의 분열은 향후 유사한 사건에서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군수업체, 제약회사, 이민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점' 원칙이 적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사건은 각 대법관이 헌법 원칙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연방주의(Federalism)에 대한 그들의 태도는 정치적 성향과 무관할 수 있다.”
— 헌법학자 인터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