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루이지애나 주의 흑인 다수 선거구 재편안을 무효화하면서 투표권법(Voting Rights Act)의 기반을 흔들었다. 이는 인종 평등을 위한 시민권 운동의 핵심 원칙을 후퇴시킨 결정으로 평가된다.
연방대법원은 6대3의 이념적 분열을 보이며 지난 12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 v. 칼레 사건에서 주 의회가 재편한 선거구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majority opinion을 이끈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은 “투표권법이 루이지애나에 추가 흑인 다수 선거구 설치를 요구하지 않았으며, 주가 인종을 고려해 선거구를 획정한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2020년 인구조사 후 루이지애나 주의회가 처음 만든 선거구에서 한 개의 흑인 다수 선거구만 배정됐을 때, 흑인 유권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연방지방법원과 제5순회항소법원은 주가 투표권법 제2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선거구를 그릴 것을 명령했다. 이후 만들어진 선거구는 흑인 다수 선거구가 두 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비아프리카계’ 유권자 그룹이 새로운 선거구가 인종을 고려해 획정됐다며 헌법상 평등보호조항(EPC)을 위반했다고 반발했다. 연방판사 panel은 일단 주가 새로운 선거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지했으나, 연방대법원은 이를 일시 중단시켜 주가 임시로 새로운 선거구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판결은 루이지애나 주에서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투표권법에 기반한 인종 차별 소송의 가능성을 크게 축소했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이 크다. 1982년 상원 사법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투표권법은 “소수집단에 대한 차별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데, 이번 판결은 이 원칙의 실행을 어렵게 만들었다.
대법원 내 보수 성향 대법관 6명이 다수 의견을 주도한 반면,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은 리버럴 성향 2인과 함께 반대의견을 냈다. 케이건 대법관은 “이번 결정이 투표권법의 역사적 의미를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