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이 2026년 4월 16일 아라비아해에서 호르무즈 해협 관련 봉쇄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 미국 해군/Getty Images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이 미국의 모든 조건에 사실상 동의했으며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 부통령 JD 밴스가 이번 주 파키스탄을 방문해 추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란은 지난주 잠시 재개했던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하고 주말에 통과 선박을 공격했으며, 미국은 이란 항구에 대한 부분 봉쇄를 지속하며 일요일 이란 선박을 나포했다. 밴스가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 협상단을 만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세 번째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평화는 아닐지언정 전면전으로의 복귀도 아니라는 이 상태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서는 양국 모두 굴욕적 타협보다 현 상태를 유지하는 쪽을 선호하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전쟁 위협이 지속되면서 발생하는 비용은 날로 커지고 있다.

전쟁의 새로운 양상: 인내력 경쟁

이 새로운 국면에서 전쟁 종식 시점을 결정할 수 있는 주체는 이란이 되었다. 미국과 이란은 과연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까?

현재의 핵심 동력은 이란이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지만, 과연 종식시키고자 하는지는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전쟁 이전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포기와 헤즈볼라·후티 반군 지원 중단,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등 포괄적 합의를 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후자의 목표는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이제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 통행권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했다면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은 오히려 이란을 표적으로 만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쟁 발발 이전부터 이란은 이미 핵 프로그램에서 상당한 양보를 고려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400kg에 달하는 고농축 우라늄 재고를 희석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더 큰 위협 요인으로 부상했다.

미국과 이란의 선택: 타협인가, 지속인가

미국은 전쟁을 종식시키고자 하지만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지만 의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양국 모두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지속되는 경제적 손실과 지역 불안정은 해결을 재촉할 수밖에 없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며, 양국은 이 같은 대가를 감수할 수 있을지 고민에 빠져 있다.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양국이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현 상태가 지속될지, 아니면 새로운 합의가 도출될지는 이란의 결정에 달려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 통행권 문제가 향후 중동 정세를 좌우할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출처: Vo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