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 주제로 열린 학술회의가 검열당한 이유

유타주 오그던에 위치한 웨버 주립대학교는 2024년 3월 27일 ‘Redacted: 검열의 복잡한 현실’이라는 제목의 학술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개막 72시간 전 갑자기 발표자들에게 정치적 이슈 논의를 금지하는 통보를 했다. 특히 정체성 정치(identity politics)와 DEI(다양성·평등·포용) 관련 주제는 공식 프로그램에서 제외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이번 사건은 유타주 HB 261법에 따라 발생했다. 이 법은 공립 대학이 DEI 프레임워크를 입학 및 채용 결정에 활용할 경우 주 차원의 재정 지원을 박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텍사스, 플로리다, 앨라배마, 아이오와 등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잇따라 통과되면서 대학의 재정과 학문적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

‘진짜’ 학술회의가 아니라는 이유

웨버 주립대학교 학생 접근성·성공 담당 부총장 제시카 오일러는 발표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해당 회의가 ‘진짜’ 학술행사가 아니며, 특정 입장 표명을 보호할 수 없다고 밝혔다. HB 261법에 따르면, 대학의 학생 affaires(학생 affaires 부서) 예산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학문적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교수와 연구자, 학생 모두에게 적용되는 규정이었지만, 특히 학생 장학금과 직결되는 문제로 논란이 되었다.

DEI 연구 발표 금지, 학생 장학금까지 위협

웨버 주립대학교 심리학과 조교수 사라 헤르만은 학생과 공동 연구한 HB 261법이 캠퍼스 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연구는 HB 261법으로 인해 폐쇄된 문화 센터가 학생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것이었다. 그러나 회의 직전, 주최 측은 발표에서 ‘DEI’라는 단어 사용을 금지하라는 요청을 했고, 이는 곧 철회로 이어졌다. 헤르만은 “DEI가 금지된다는 것은 누가 캠퍼스에 속할 자격이 있는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헤르만의 학생은 이 같은 조치에 항의하며 공식적으로 발표 철회를 결정했다. 이 사건은 대학이 학생 장학금을 유지하기 위해 학문적 자유를 제한하는 사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FOIA 문서로 밝혀진 대학의 입장

미디어 매체 404 Media는 정보공개청구(Freedom of Information Act)를 통해 웨버 주립대학교의 내부 문서를 입수했다. 문서에 따르면 대학 측은 해당 회의가 학생 affaires 부서 예산으로 운영되어 ‘학문적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학문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지적되며, DEI 관련 연구가 금지된 사례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유사한 법안 확산, 학문적 자유 위기

유타주를 포함해 텍사스, 플로리다, 앨라배마, 아이오와 등 여러 주에서 DEI 프레임워크와 관련된 법안이 잇따라 통과되고 있다. 이 법안들은 주로 대학 재정 지원과 맞물려 있으며, 일부 주에서는 교실 내 강의 내용까지 규제하고 있다. 학문적 자유 옹호 단체들은 이러한 법안들이 대학의 재정 안정과 학문적 자유 사이에서 균형을 잃게 만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대학이 재정적 압박으로 인해 학문적 자유를 희생시키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DEI 관련 연구가 금지되면서 학생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되었고, 이는 캠퍼스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 시민 자유 옹호 단체 관계자

향후 전망과 대응

웨버 주립대학교는 HB 261법에 따라 재정 지원 유지를 위해 학문적 자유를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학계와 시민 단체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학생 장학금과 연구 활동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는 점에서, 대학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FOIA 문서를 분석한 결과, 대학 내 일부 교수와 학생들은 이러한 규제에 맞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문적 자유와 재정 안정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가 앞으로의 과제로 주목된다.

출처: 404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