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디자이너 피터 아널을 ‘국가 디자인 스튜디오’ 수석 브랜드 디자이너로 임명했다. 이 역할은 미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와 이미지를 재정비하는 데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널은 펩시코, 맥도날드, 애플, 리복, 디즈니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작업해온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디자인 철학은 단순하면서도Bold한 스타일로, 사진, 디지털 인터페이스, 물리적 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창의적인 방향성을 제시해 왔다.
그는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국가 디자인 스튜디오’ 수석 디자인 책임자인 조 지비아의 지휘 아래 활동하게 된다. 이 스튜디오의 설립 목적은 연방 디지털 서비스의 ‘사용성’과 ‘미적 감각’을 개선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프로젝트로는 연방 제약 제공 플랫폼 TrumpRx 웹사이트 개발, 식품 피라미드 재설계(단백질 우선순위 강화), 백악관 공식 웹사이트를 대통령 팬 영상으로 재탄생시킨 작업 등이 있다.
아널의 역할은 미국 정부를 위한 ‘통합 디자인 및 브랜드 시스템’을 전략적으로 개발하고, 모든 정부 서비스 이용 경험을 명확하고 일관성 있게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 지비아는 Dezeen과의 인터뷰에서 “사회보장 시스템과 여권 발급 프로세스 재설계가 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연방 정부 디지털 혁신의 시작
연방 정부 디지털 서비스 개선은 이미 수년 전부터 추진돼 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4년부터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2023년 수집된 데이터에 따르면 1만 개가 넘는 연방 웹사이트 중 45%가 모바일 친화적이지 않았고, 60%는 접근성 문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전문가들은 이 프로젝트가 약 10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지만, 아널은 현재 운영 중인 연방 웹사이트가 무려 2만 7천여 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아널의 새로운 역할은 이처럼 방대한 디지털 환경을 아우르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그의 30년 이상의 디자인 경험과 iconic한 미국 브랜드들과의 작업, 그리고 때로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던 파격적 프로젝트들이 결합될 전망이다. (아널은 본 기사 집필 시점에 요청된 코멘트에 응답하지 않았다.)
30년간의 디자인 여정
아널은 1993년 자신의 디자인 회사 아널 스튜디오를 설립해 2011년까지 최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했다. 2012년에는 다학제적 디자인 기업 인텔렉추얼 캐피털 인베스트먼츠를 설립해 현재까지 CEO와 디자이너로 재직 중이다.
그의 경력은 광범위하다. 홈디포를 위한 제품 개발, 머그_ROOT_비어 캔에 개 이미지 삽입, 지프 전시회 디자인, 디즈니 안경 디자인, 애플 광고 제작 등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그의 웹사이트에 게시된 2009년 i-D 매거진 인터뷰 한 줄은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그는 디자인, 브랜딩, 마케팅, 건축, 사진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강력한 도구 상자’를 보유한 인물로, 각 분야가 융합해 새로운 형태를 창조하는 데 주목받고 있다.”
파란만장한 이력과 논란의 프로젝트
아널의 작업은 단순하면서도Bold한 스타일로 유명하지만, 때로는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트로피카나 리브랜딩 실패(2009년)와 마이크 타이슨 슈퍼볼 광고(2010년)이다. 트로피카나의 경우, 기존 패키지를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디자인을 도입했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오렌지 주스 같아 보이지 않는다”는 혹평을 받으며 불과 몇 주 만에 원래 디자인으로 되돌렸다. 또한, 타이슨의 슈퍼볼 광고는 과격한 이미지로 인해 방송 심의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이처럼 아널은 창의성과 파격을 동시에 추구하는 디자이너로, 그의 새로운 역할이 미국 정부의 디지털 전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