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휘발유는 쌌지만 GM은 전기차에 눈을 돌리다
1966년 미국에서 갤런당 휘발유 가격은 약 30센트에 불과했다. 이는 현재 환율로 약 3.10달러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당시 미국인들은 값싼 에너지를 누리며 자동차 성능 경쟁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도 제너럴 모터스(GM)는 전기차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물이 바로 1966년 Electrovair II였다.
Electrovair II는 1966년형 쉐보레 코르베어 4도어 하드탑을 전기차로 개조한 실험용 차량이었다. GM은 이 차량을 상용화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일반 대중을 위한 전기차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했다. 당시 휘발유가 저렴하고 풍부했던 시점에 이 같은 선택은 다소 이례적으로 보였지만, GM은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있었다.
GM의 전기차 역사: Electrovair II 이전과 이후
Electrovair II는 GM이 전기차에 처음 도전한 것이 아니었다. GM은 이미 20세기 초 전기 트럭을 판매했으며, 1964년에는 Electrovair I을 선보였다. 또한 1966년에는 유니언 카바이드와 협력해 세계 최초의 연료전지 자동차인 Electrovan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후 GM은 1996년부터 1999년까지 EV1을 출시하며, 일반 소비자에게 elektri 차량을 제공한 최초의 대형 자동차 제조사가 되었다.
Electrovair II의 기술적 혁신
Electrovair II는 당시로서는 놀라운 성능을 자랑했다. 고속 주행 가능은 물론, 주행 거리는 40~70마일(약 64~113km)에 달했으며, 이는 2011년 출시된 1세대 닛산 리프(최초의 대중형 전기차)의 EPA 추정 주행 거리(73마일)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었다. 또한 가속력과 주행 감각은 당시 가솔린 엔진 코르베어와 견줄 만했다.
이 같은 성능을 가능케 한 핵심은 은-아연 배터리의 채택이었다. 당시 항공우주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던 이 배터리는 무게 대비 출력과 에너지 저장 능력이 뛰어났지만, 몇 가지 단점도 있었다. 배터리 수명은 약 100회 충전 후 소모되었으며, 가격은 1966년 기준으로 약 16만 달러에 달했다. 반면 납축전지를 사용했다면 무게가 약 2,600파운드(약 1,180kg) 증가했을 텐데, 이는 또 다른 코르베어 한 대의 무게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코르베어 플랫폼 선택의 이유
GM 엔지니어들은 Electrovair II를 개발하며 코르베어 플랫폼을 선택했다. 당시 GM의 차량 중 가장 가벼운 모델이었던 코르베어는 전기차로 개조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총 286개의 은-아연 배터리 셀이 코르베어의 전면 트렁크와 후면 엔진룸에 탑재되었으며, 델코 제품 디비전에서 공급한 115마력 모터가 장착되었다. 배터리 무게는 약 680파운드(약 308kg)에 달했지만, 납축전지를 사용했다면 무게가 크게 증가했을 것이다.
Electrovair II는 총 26.4kWh의 전기 에너지를 제공했으며, 이는 현대 전기차에 비해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당시 기술력으로서는 혁신적인 성능이었다. GM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기차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이후 EV1과 같은 실용적인 전기차 개발로 이어질 수 있었다.
Electrovair II가 현대 전기차에 남긴 의미
Electrovair II는 상용화되지 못한 실험용 차량이었지만, 전기차 기술의 역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당시로서는 비현실적으로 보였던 전기차 개발이 오늘날 실현된 것은 GM과 같은 선구자들의 노력 덕분이었다. Electrovair II는 전기차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었으며, 이후 배터리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전기차가 현대 자동차 산업의 주류로 자리잡는 데 기여했다.
"Electrovair II는 전기차 기술의 초석을 마련한 프로젝트였습니다. 비록 상용화되지 못했지만, GM의 도전은 전기차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실험이었습니다."
— 자동차 역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