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트블루가 고객의 항공권 가격이 하루 만에 230달러나 인상된 것에 대한 문의에 ‘캐시와 쿠키를 삭제하거나 시크릿 모드로 예약해 보세요’라는 답변을 내놓으면서 ‘감시 가격’을 시인한 것으로 오인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월 18일 X(구 트위터)에서 한 고객이 “장례를 가야 하는데 하루 만에 230달러나 가격이 오른 건 너무하다”며 제트블루를 비판하자, 제트블루는 “캐시와 쿠키를 삭제하거나 시크릿 모드로 예약해 보세요. 유감입니다”라고 답변했다. 이 답변은 곧장 SNS상에서 ‘감시 가격’을 시인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캐시 삭제나 시크릿 모드 사용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고객이 웹사이트를 방문한 횟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동적 가격 책정’이 이뤄지고 있음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제트블루는 해당 답변을 삭제했지만, 이미 스크린샷으로 재배포되면서 620만 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제트블루가 감시 가격을 시인했나?”라는 제목의 게시물은 순식간에 확산됐다.
이 논란은 정치권까지 번지면서 미국 연방의원들도 목소리를 냈다. 애리조나주 출신 민주당 상원의원 루벤 갈레고(Ruben Gallego)는 “제트블루가 장례를 가야 하는 고객의 가격을 수백 달러나 인상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시인한 것인가? 슬픔에까지 가격 인상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며 “감시 가격을 불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발의한 ‘One Fair Price Act(공정한 가격 법안)’을 언급하며 “개인 데이터를 활용한 차별적 가격 책정을 금지하는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뉴햄프셔주 출신 민주당 하원의원 크리스 파파스(Chris Pappas)도 “이건 허용돼서는 안 된다”며 “AI를 활용해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하원에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제트블루에 집단소송 제기
제트블루의 위기는 4월 23일 브루클린 연방지방법원에 ‘집단소송’이 제기되면서 절정에 달했다. 원고는 제트블루가 ‘추적기’를 사용해 동적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으며, 제3자에게 고객 데이터를 제공해 가격 인상 시점을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원고 앤드루 필립스(Andrew Phillips)는 “항공권은 동일한 좌석 등급의 모든 고객에게 동일해야 한다”며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디지털 경쟁에 소비자가 참여하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제트블루의 반박
제트블루는 Fast Company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정보나 웹 브라우징 기록을 활용한 차별적 가격 책정을 하지 않는다”며 “항공권 가격은 수요와 좌석availability에 따라 결정되며, 모든 고객은 jetblue.com과 모바일 앱에서 동일한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캐시 삭제나 시크릿 모드 권유는 기술적 문제 해결을 위한 일반적인 조언”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제트블루의 해명은 이미 파문을 키운 상태다. 소비자들은 “장례 비용까지 폭등하는 가격 정책”에 분노하며 규제 강화와 법적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