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가 메디케어(저소득층 대상 공공보험) 확충 대상자 중 근로 요건을 도입한 첫 번째 주가 됐다. 이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One Big Beautiful Bill Act(OB3A)’에 따라 메디케어 확충을 시행한 주에 의무화됐다. 네브래스카주는 정해진 마감일(2027년 1월 1일)보다 7개월 앞당겨 이 제도를 시행했다.

이로 인해 네브래스카주에서 메디케어 확충 혜택을 받고 있는 65세 미만 약 7만 명의 건강보험 혜택이 위태로워졌다. 메디케어 근로 요건은 고용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행정적 부담만 늘려 건강보험 대상자를 축소하는 효과만 낳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디케어 수혜자의 상당수가Supplemental Security Income(장애수당) 대상자가 아니면서도 이미 풀타임 또는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실정이다.

메디케어 근로 요건, 실질적 효과는 ‘없음’

미국 정책연구소 ‘Center on Budget and Policy Priorities(CBPP)’는 메디케어 근로 요건이 ‘잔인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CBPP는 “메디케어 근로 요건을 철회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더라도 주정부가 정책·시스템·인력 계획을 충분히 마련해 대상자의 건강보험 상실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브래스카주가 정해진Deadline보다 앞당겨 제도를 시행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Jr.가 오는 6월 1일까지 interim rule(임시 규제)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이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케네디 Jr.가 추진할 근로 요건 기준에 따르면, 만성 통증이나 자가면역질환 등 중증 질환을 앓고 있더라도 ‘장애가 아닌’ 것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심각한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더라도 사회보장장애수당(Social Security disability) 기준에는 충족하지 못해 ‘장애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건복지부는 이 기사에 대한 질문에 “메디케어 제도를 보호·강화하는 동시에 낭비·사기·남용을 없애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일반 답변만 내놓았다.

장기질환자·임산부 등 일부 면제…但, 롱코비드 배제

메디케어 근로 요건에는 만성질환자·임산부 등 일부 대상자에 대한 면제 조항이 있다. 네브래스카주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주정부는 6개월마다 근로 요건을 재점검하며 면제 대상자를 선정한다. 면제 대상 질환 리스트가 있지만, 모든 중증 질환이 포함된 것은 아니다. 특히 코로나19 후유증인 ‘롱코비드’는 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롱코비드는 코로나19 감염 후 후유증으로 인한 만성 피로·인지장애 등으로 인해 일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는 질환이다.

지오르타운대학교 에드윈 파크 교수(정책학)는 “장애인들을 이런 규제에서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공화당이 메디케어 근로 요건과 약 1조 달러 규모의 메디케어 감축안을 통과시키기 전부터 우려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제 전국의 메디케어 근로 요건이 얼마나 엄격하게 시행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