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구글 위치 데이터 영장 제도에 대한 헌법적 논쟁 심화
미국 대법원이 구글의 위치 추적 데이터를 활용한 '지오펜스 영장'(geofence warrant)의 합헌성 여부를 놓고 양측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이 사건은 2019년 은행 강도 사건에서 수집된 위치 정보가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전자 정보 수집 방식에 대한 법적 기준을 재정립할 가능성이 커졌다.
사건명 Chatrie v. The United States는 버지니아주에서 발생한 은행 강도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오켈로 채트리의 항소심에 해당한다. 검찰은 사건 발생 당시 특정 지역 내 모든 구글 사용자의 위치 데이터를 요청했으며, 이 데이터는 채트리의 유죄 입증에 사용되었다.
보수파와 진보파 대법관 모두 의구심 표출
대법원 청문회에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한 보수파 대법관들은 피고측 변호사 아담 유니코우스키에게 "사용자가 위치 공유를 동의했다는 이유로 정부가 제3자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라고 물었다. 유니코우스키는 "사용자가 위치 기록뿐만 아니라 이메일, 캘린더 등 클라우드에 저장된 모든 데이터를 비활성화해야 한다면 이는 과도한 감시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반박했다. (구글은 이후 위치 데이터를 개별 기기로 이전했다.)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을 비롯한 진보파 대법관들도 유사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 영장은 특정 장소와 시간대를 특정짓지만, 위치 데이터는 사용자가 어디를 가든 따라다니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의 범위를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제4차 개정안이 금지하는 무제한 검색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정부의 데이터 요청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정부의 입장도 비판적 검토 대상
정부가 반박 입장을 밝힐 때도 대법관들은 "이메일이나 캘린더 데이터가 물리적 검색과 어떻게 다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정부가 창고 전체의 사물함을 수색해 총기를 찾는 것과 같은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청문회는 평소보다 긴 2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오는 6월 또는 7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관들의 입장 예측은 여전히 불확실
대법원의 판결 방향을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사무엘 알리토 대법관은 유일하게 강한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이 사건의 핵심은 무엇인가? 최소 4명의 대법관이 사건을 심리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이 문제는 법학 논문 주제로 적합하지만, 대법원이 새로운 판결을 내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스탠퍼드 대학교 로스쿨 오린 커 교수(정부를 지지하는 법정amicus curiae brief 제출)는 청문회 후 "대법원이 지오펜스 영장의 법적 근거를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커 교수는 "대법관들이 채트리가 주장한 영장의 광범위한 위법성에 대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지오펜스 영장이란?
지오펜스 영장은 특정 시간대와 장소에 있었던 모든 스마트폰 사용자의 위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영장이다. 수사 당국은 범행 현장 주변의 모든 기기 데이터를 확보한 후, 범인을 특정하는 방식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이 방식은 무고한 다수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어 헌법적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