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의 두 보수 성향 대법관인 클라렌스 토머스(Clarence Thomas)와 새뮤얼 앨리토(Samuel Alito)는 지난해 97%의 사건에서 동일한 판결을 내렸다. 특히 2024~25년 회기에는 6:3 또는 5:4로 갈린 핵심 사건에서도 두 사람은 한 번도 갈린 적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발효된 Hencely v. Fluor Corporation 사건에서 두 사람은 정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는 두 사람의 97% 일치율을 깨는 이례적인 사례였다.

사건의 배경은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탈레반 요원이 일으킨 자살 폭탄 테러다. 미 육군 병장 윈스턴 헨슬리(Wiston Hencley)는 이 공격으로 중상을 입었고, 이후 고용주인 군사용역업체 플루어 코퍼레이션(Fluor Corporation)을 상대로 과실 책임을 묻는 주법상 소송을 제기했다.

미 육군은 플루어 코퍼레이션이 계약서상 요구사항을 소홀히 하며 현지 근로자들을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헨슬리의 주법상 과실 소송이 연방법에 의해 배제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다수 의견을 작성한 토머스 대법관은 헨슬리의 주법상 과실 소송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헌법이나 연방법 어느 조항도 주가 일반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관할권을 배제할 근거가 없다"며 "이전 판례에서도 그러한 선례는 없다"고 밝혔다.

토머스의 의견에는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레나 케이건, 닐 고서치, 에이미 코니 배럿, 켓탄지 브라운 잭슨 등 5명의 대법관이 동조했다. 이 중에는 민주당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3명의 대법관도 포함됐다.

반면, 앨리토 대법관은 연방주의 원칙이 연방 정부의 전쟁 권한을 침해할 수 있다고 반대했다. 그는 "주(州)가 전시 작전지역 군사기지 내 보안 규정을 규제할 수 있는가? 주 법관과 배심원이 군사적 결정과 밀접한 연관된 사안에 대해 판결을 내릴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오'이며, 따라서 이 주법상 손해배상 소송은 연방 헌법상 전쟁 권한에 따라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앨리토의 반대의견에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브렛 카바노 대법관이 동조했다. 이는 토머스와 앨리토가 대립한 이례적인 사례일 뿐만 아니라, 토머스가 민주당 출신 대법관들과 손을 잡은 반면, 앨리토는 보수 성향의 로버츠와 카바노만 지지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판결은 연방주의 원칙이 때로는 이례적인 사법 동반자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출처: Rea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