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로디(Rhode)의 광고판이 코첼라 페스티벌로 향하는 도로에 등장했다. 분홍빛 배경에 핫핑크 글씨, 다채로운 색상의 데이지 꽃이 그려진 이 광고는 로디의 기존 브랜드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 로디는 그동안 차분한 스위스 미니멀리즘 스타일을 고수해 왔지만, 이번 광고는 완전히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광고판에는 ‘See you down the Rhode’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과연 그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이 광고는 로디의 새로운 제품 ‘스팟웨어’(Spotwear) 피부 패치와 ‘바나나 필’(Banana Peel) 아이 패치의 출시와 맞물린 행사였다. 로디 창업자 헤일리 비버의 남편인 저스틴 비버가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펼치면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제품은 아직 출시 전이었지만, 로디의 ‘Rhode World’라는 특별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다단계 wristband를 소유한 사람만이 입장할 수 있었던 이 공간은, 브랜드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로디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로디의 성공 비결은 ‘360도 디테일 관리’에 있다. 헤일리 비버와 사업 파트너 마이클 D. 라트너, 로렌 라트너는 3년 만에 로디를 10억 달러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로디는 2022년 직접 소비자(DTC) 모델로 시작해, 불과 3년 후인 2025년 이.엘.에프(E.l.f.) 코스메틱스에 인수되었다. 이 과정에서 로디는 미학적으로 정제된 브랜드 이미지와 패키징으로 소비자들에게Aspirational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뷰티’가 아닌 ‘라이프스타일’로 승부한 전략

로디의 가장 큰 특징은 ‘뷰티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로디는 초기부터 펩타이드와 과학적 근거가 있는 성분으로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스스로를 뷰티 브랜드로 규정하지 않는다. 대신 패션, 라이프스타일,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헤일리 비버는 Fast Company와의 인터뷰에서 “로디의 마케팅과 캠페인은 늘 패션과 에디토리얼한 감각을 바탕으로 진행됐다”며 “전통적인 뷰티 브랜드의 방식이 아닌, 내가 자연스럽게 끌리는 미학을 담아냈다”고 밝혔다.

그는 “캠페인부터 모델, 협업까지 모든 것이 내가 지금 흥미를 느끼는 순간에서 출발한다”며 “성공의 핵심은 우리가 구축한 ‘세계관’에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프스타일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내 세계의 연장선”이라는 그의 말처럼, 로디는 헤일리 비버의 개인적 취향과 감각이 고스란히 반영된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브랜드테인먼트’로 승화시킨 마케팅

로디의 마케팅은 ‘브랜드테인먼트’(Brandtainment)라는 새로운 장르로 주목받고 있다. 에디토리얼한 감각의 캠페인과 SNS에서 화제를 모으는 인플루언서, 배우들을 적극 활용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예를 들어, FX 드라마 Love Story의 사라 피지온(Sarah Pidgeon)이나 ‘베이비걸’ момент으로 유명한 해리스 디킨슨(Harris Dickinson) 등 유명 인사들을 모델로 기용하며, 로디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가 아닌 ‘문화 콘텐츠’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섰다.

이 같은 전략은 스킨스(Skims), 갭(Gap), J.Crew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로디만이 유일하게 ‘뷰티’라는 카테고리에서 출발해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헤일리 비버는 “로디는 내가 좋아하는 미학과 감각을 공유하는 공간”이라며 “이 브랜드를 통해 내가 만들어 온 세계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로디의 성공은 단순히 제품의 품질이나 마케팅 전략에만 있지 않다. ‘세계관’을 구축하고, 소비자들에게 ‘참여感’을 제공하는 데서 그 비결을 찾을 수 있다. 앞으로 로디가 어떤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해 나갈지 주목된다.